전시 소식 527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11)]권진규,權鎭圭,Kwon Jinkyu,자소상,지원의 얼굴,코메디,손,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s of Kore..

아직 일본과의 공식적인 수교가 재개되기 이전인 1948년에 일본에 건너간 권진규(權鎭圭,Kwon Jinkyu,1922~1973)는 1949년에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했고 1953년에 졸업했다. 우리가 한국전쟁을 치르던 시기에 일본에서 조각을 공부한 셈이다. 졸업 후에도 연구과에 적을 두고 꾸준히 창작활동에 전념하였고 재야적 성격의 ‘니카텐’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조각가로서의 역량을 다져나갔다. 1959년에 가정 사정으로 귀국했고, 1962년에 동선동 아뜰리에를 손수 짓고 1973년 작고할 때까지 창작에 전념했다. 일본에서는 브론즈나 돌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지만, 귀국 이후에는 테라코타와 건칠 같은 전통적인 표현재료로 작품을 제작하여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또 그가 한국에서..

전시 소식 2022.02.23

[전시현장]서양화가 서경자 ‘명상(Meditation)’개인전, 2월16~3월1일 2022, 갤러리 이즈,서경자 작가,서경자 화백,SUH KYOUNGJA,徐敬子[갤러리 이즈]

메마른 대지. 황량한 사막에 불어오는 바람에 스러지는 모래자국. 좌절과 희망, 메마른 갈증에 피어나는 찬연한 밤하늘, 풍요와 적막을 껴안은 대지의 무한 품으로 해와 달빛 드리워 진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을 타고 깡마른 몸짓의 새 한 마리가 늪을 찾아 드높게 비상한다. 고독의 조각처럼 비명(悲鳴)에 흩날리는 고요에서 짙은 명상(Meditation)의 담백함이 관람자의 시선을 안내한다. 이번 스물여덟 번째 개인전은 서경자 화백 화풍의 독창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들로 2월16일 오픈, 3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이즈갤러리’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전시작품들은 우주와 대자연 그리고 인간존재의 짙은 서정을 탐미하는, 충만한 심상의 서사시를 전령(傳令)한다. 호수는 고요하고 물 속 풀들이 하느작..

전시 소식 2022.02.21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10)]이중섭,李仲燮,황소,흰 소,은지화,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s of Korean Art;LEE Jungseop]

황소는 이중섭이 가장 애호했던 작품 소재 중 하나이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부터 소를 즐겨 그렸는데, 통상적으로 조선인에게서 ‘소’는 인내와 끈기를 상징하는 민족적 상징물이었다.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이중섭은 더욱 적극적으로 소를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쟁이 끝나고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 강렬한 붉은 황소가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대부분 1953~54년 통영과 진주에서 다수의 황소 및 흰 소, 연작이 그려졌는데, 이 시기는 당시 일본에 있던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미루어 볼 때, 대단한 의욕과 자신감에 차서 맹렬하게 작품 제작에 몰두할 때이다. 그의 소는 작가 자신의 ‘자화상’과 같은 것이기도 해서, 화가의 심리 상태와 처지가 매우 진솔하게 표현되곤 한다. 이 황소의 경우, 강렬한 붉..

전시 소식 2022.02.21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9)]유영국,劉永國,사토 쿠니오(佐藤 九二男),N.B.G.(Neo Beaux-Arts Group),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

유영국(劉永國, 1916~2002)은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나 경성제2고등보통학교에서 수학하며 일본인 미술교사 사토 쿠니오(佐藤 九二男)에게서 처음 유화를 접했다. 강압적인 학교 교육에 불만을 품고 중퇴하여, 1935년 일본에 건너가 당시 가장 진보적인 미술학교 중 하나였던 문화학원에서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재학시절 일본인 학우들과 함께 N.B.G.(Neo Beaux-Arts Group)그룹을 결성하여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고, 독립미술협회, 자유미술가협회 등 당시 일본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단체에서 활동했다. 이미 1940년대 초 완전한 ‘추상’을 시도하여, 김환기와 함께 한국추상화의 선구자가 되었다. 1943년 귀국 후에는 고향에서 어부와 양조장 주인으로 생활하다 해방을 맞았다. 1950년..

전시 소식 2022.02.17

[1974~2022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 외국작가(6)]KOIE RYOJI(도예가 료지 코이에, こいえ りょうじ, 鯉江良二),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TONG-IN Gallery]

도예가 료지 코이에(こいえ りょうじ, 鯉江良二)선생은 일찍부터 일본 전통도예의 실용성을 지니는 기형을 탈피하여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오브제 도자를 선도해왔다. 그의 작품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무정형의 형태와 즉흥성을 띠는 색감과 다듬어지지 않은 질감 등은 한눈에 20세기 중반 서양을 주도했던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영향을 떠올리게 한다. 뒤틀린 형태와 갈라진 틈새, 특유의 초록과 갈색의 붓 터치와 흘림 자국이 교차하여 이루어진 선생의 작품들은 그릇의 모양새를 기본 틀로 하되 역동감과 호방함, 강인함을 내뿜는 추상 조형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찻잔 하나에서조차 무한한 자유와 넘치는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원동력은 흙과 일체하여 생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선생의 삶에 대한 태도, 거침없는 자신감과..

전시 소식 2022.02.16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8)]김기창,金基昶,운보 김기창,군마도(群馬圖), 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s of Korean Art; KIM Ki..

김기창(金基昶,1914~2001)은 어렸을 때 장티푸스로 청각을 잃은 후,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에게 동양화를 배워 근현대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로 성장했다. 1931년 제10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처음 입선하여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1937년부터 1940년까지는 연4회 특선하여 추천작가가 되었다. 해방 후에는 운포(雲圃)라는 호를 대신하여 운보라 쓰기 시작했으며 일본화풍 청산을 위해 적극적인 모색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전쟁 때 군산으로 피난 가 있는 동안 반추상과 입체주의를 도입한 새로운 동양화를 실험하면서 점차 추상과 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폭넓은 창작 세계를 보여주었다. 1957년에 새로운 민족예술의 개척을 목적으로 한 백양회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김기창은 ‘군마도’라는 소재를 즐겨 그렸다..

전시 소식 2022.02.15

[통인화랑-제3회국제판화전]정승원 작가,이영애 작가,Akimitsu Tamawake,강행복 작가,Olesya Dzhurayeva,민경아 작가,Dianne Fogwell,2월4~3월1일 2022[TONG-IN GALLERY-South Korea]

‘제3회 국제판화전(International Handprinted Edition)展’이 2월4일 오픈하여 3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통인화랑 B1, 5F에서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 속 성황리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및 6개국의 명성 있는 작가와 함께하는 전시작품으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권위 있는 국제전 ‘Winner of on paper international printmaking Award 2018(UK)’ △2년마다 열리는 국제판화전시회 ‘IN-TERNATIONAL BIENNIAL PRINT EXHIBIT: R.O.C’ △폴란드의 ‘크라코프 국제판화트레엔날레’ △일본의 글로벌한 판화 전시회 ‘Awagami International Miniature Print Exhibition..

전시 소식 2022.02.13

[갤러리 이즈]서양화가 서경자 개인전,Meditation(명상),서경자 작가,ARTIST SUH KYOUNG JA[권동철의 갤러리]

생명 저 불꽃 되는 정적의 시간 “우리는 순수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란히, 길들을 따라가며, 우리는 손과 손을 마주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중략)이어, 우리는 이끼 위에 스러졌다. 썩 멀리, 그 속삭이는 친밀한 숲의 다정한 그늘 속에, 단둘이서. 그리고 저 높이, 가없는 빛 속에서, 우리는 울고 있는 서로를 깨달았다. 오, 내 친애하는 침묵의 벗이여!” 아련한 기억을 안고 나뭇잎 하나 허공을 날아간다. 산을 넘어가는 아스라한 노을의 파편들이 세상으로 퍼져 나가며 가벼운 손짓을 보냈다. 어디선가 씨앗 하나가 소리도 없이 강물에 낙하한다. 머나먼 여정으로 이곳까지 날아 온, 눈처럼 새하얗게 망울진 생명체들. 물은 그 작디작은 파동(波動)으로 대지에 옮겨 놓곤 했다. 포근한 솜이불처..

전시 소식 2022.02.12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7)박수근,농악,절구질하는 여인,유동(遊童),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s of Korean Art:Park Soo Keun]

제도권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박수근이 화가로 등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는 것이었다. 박수근은 1932년 18세가 되는 해에 수채화 ‘봄이 오다’를 출품하여 첫 입선을 한 이래 타계할 때까지 꾸준히 ‘조선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와 같은 관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그가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작품들은 주로 농가의 풍경과 여인의 모습이었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평생 일관되게 이어진다. 1940년 이웃에 살던 김복순과 결혼식을 한 뒤에는 그의 아내가 작품의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실을 뽑는 여인’, ‘맷돌질하는 여인’, ‘망질하는 여인’, ‘모자’ 등은 모두 아내를 모델로 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절구질하는 여인’은 박수근 특유의 색감과 마티에르가 완성도 있게 구사되어..

전시 소식 2022.02.10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6)]김환기,金煥,基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전시실[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terpieces of Korean Art:KIM Whanki]

김환기(金煥基,1913~1974)는 한국 추상화의 선구적 작가다. 1931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1933부터 1936년까지 니혼대학(日本大學) 미술학부와 연구과에서 수학하였다. 유학 기간 동안 1934년 전위를 표방하는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수학했으며 1936년 그 연구생들이 조직한 백만회(白蠻會)에서 길진섭 등과 함께 활동하였다. 1937년 귀국하였으나 도쿄의 전위미술단체인 자유미술가협회(40년 이후 미술창작가협회)의 회우로 1941년까지 참여하면서 큐비즘, 구성주의적 기하추상, 초현실주의 등 여러 경향을 실험했다. 전시체제로 접어든 후에는 김용준, 이태준, 길진섭 등이 주도한 잡지 ‘문장(文章)’의 상고주의적 취향을 공유하면서 고미술품 수집에 심취하기도 했다. 해방 후 1947년 유영국, 장욱..

전시 소식 202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