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성의 구축 자연성의 융합
‘서경자·허회태-현대조형예술의 서곡 2인전(展)’이 4월13일 오픈,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3층 ‘G&J광주·전남갤러리’전관에서 미술애호가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 전시 중이다. 100호 이상 대작 중심의 작품들은 관람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서예가 허회태’이기도 한 작가가 직접 필적(筆跡)하여 한지로 구축(構築)한 화면은 웅장한 하모니의 숨결로 전해온다. 고봉준령 봉우리아래 굽이굽이 흘러가는 무심의 강물을 벗하는 유순한 사람들의 마을이 자리하듯, 어떤 문장으로 드러나는 빼곡한 물성의 높낮음은 격(激)하지 않고 완만하다.
오방색 운용과 음과 양 그 불가사의 한 기운들이 일필휘지 자연성으로 융합되어 선(禪,Zen)의 세계로 인도한다. 바로 이 지점이 동행전시를 하고 있는 서양화가 서경자(서경자 작가) ‘명상(Meditation)’연작과 어우러지는 지점이다. 바로 한국현대미술에 내재된 한국적정신성으로 이어지는 의미심장한 뿌리와 다름이 없다.
“문자의 최소구성단위인 점획에다 작가의 감정을 필묵으로 담아 극대화시킨 것인데 이와 같이 상(象)으로서의 감정표출은 전통서예의 본질, 즉 작가의 성정과 기질을 여하히 표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여기서 허회태 작가 이모그래피(Emography)가 실험서예의 조형적인 추상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점에서 이모그래피는 또 그 현대성과 동시에 정통성 역사성이 확보되면서 서예 필획이 녹아든 추상화로서 전통서예이자 현대회화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실제 서예 전각을 아우르는 학서 궤적에서 확인하였듯이 무산 허회태 이모그래피는 전통서예와의 결별이나 파괴의 소산이 아니라 그 연장이자 확대인 것이다.<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큐레이터>”
“허회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심장의 울림’으로 표현되는 것은 하나의 드높은 인식(認識)이자 치열한 고난(苦難)으로 부터의 자유이며, 합리화로부터의 탈출이자 폭발적 순간의 탄성이다. 이는 의식적으로 객관적인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응집된 내면의 결정체가 한 순간의 행위를 통해 진정성 있는 예술작품으로 태어나는 것이다.<켄 데일리(Ken Daley), 미국 OId Dominion University 명예교수>”
“이모스컬퓨쳐(Emosculpture)란 감성과 조각을 결합한 것으로 허회태 작가의 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직접 붓으로 쓴 입체조각들로 이뤄지는 작품세계이다. 허 작가가 서예를 현대예술로 발전시켰다. 그는 ‘서예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예술적 자유를 탐구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붓과 융합해 추상적으로 스스로를 표현 한다.’라고 썼다. 또한 ‘정제된 형태의 아름다움’, ‘수공예 보석’, ‘절대적 조화’ 등으로 표현했다.<타티아나 로센슈타인(Taliana Rosensein), Art history 박사. 미술평론가>”
△권동철=4월14일 2022년,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