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유택렬(Yoo Tackyul,劉澤烈,1924~1999)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부적에서’는 초기부터 후기까지 40년 이상 정진한 시리즈 작업이다. “유택렬은 생전에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였는데,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북청은 1851년 추사가 유배되어 1년을 보낸 곳으로 마을 곳곳에, 집안에 추사의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 유택렬이 어린 시절 심한 복통으로 '먹물 아바이'로 불리는 노인이 신들린 듯 쓴 부적을 태운 물을 마시고 깨끗이 나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흥미롭게도 ‘부적을 태운 물’은 조선시대 외관 허준이 쓴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실려 있는 처방전이기도 하다. 북청에서의 이러한 경험과 기억은 유택렬 작품의 샤머니즘적 세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