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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김현식‥공존과 생성 수직선의 알고리즘[서양화가 김현식,Kim Hyun Sik,김현식 작가,레진(Resin)작업,金玄植]

“생명은 점에 가둬지지 않는다. 생명은 선(Lines)을 따라 나아간다.1)” 화면은 멀리서 보면 단색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점점 다가가면 평면에서 수직선이 드러나고 더 가까이서면 선(線)과 그 사이의 깊이로 빠져드는 매혹의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작품은 레진(Resin)을 여러 층(layer)으로 쌓아올려 구성된다. 이 입체공간은 투명함의 수용성이 강한 특징을 갖는데 작가는 수많은 수직선(線)을 새기고 그 자국에 한 가지 컬러만 넣는 방법론을 반복하여 전체를 변주해 낸다. 그리하여 궁극의 심도(深度)로 내려가는 기하학구조는 밝고 환하며 상쾌하고 명징한 고요의 기운으로 표출되고 있다. “중국원대 화가 예찬(倪瓚)의 그림을 보면 앞에 나무가 있고 가운데 비어있는 여백 그리고 저 끝자락 먼 산이 있다...

[전시장IN:인터뷰]사진작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 초대전, 2월9~3월31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갤러리M[사진작가 이현권, Lee Hyun Kwon]

사진작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 ‘복원_기억의 지층위에서’초대전이 서울광진구 중곡동,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갤러리M에서 2월9일 오픈, 3월31일까지 성황리 전시중이다. 전시장은 센터지하1층. 전시작품은 작가가 전공의 시절이던 2005~2008년 동안 촬영한 흑백사진으로 당시엔 ‘국립정신병원’으로 불렸다. 전시장에서 이현권 작가를 만났다. 이곳에서 근무했고 촬영했던 작품으로 전시하고 있는데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20여년이 지났다. 중곡역을 바로 나와 바라보는 풍경은 색부터 바뀌었다. 흑백에서 칼라로 완벽히 바뀐 거리, 건물, 사람들이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생경하다. 하지만 다시 이곳을 밟을 때 과거 발걸음이 살아나며, 고개 숙인 환자들의 옷자락이 그려지고 낡고 하얀 건물들이 겹쳐졌다...

전시 소식 2026.03.03

[권동철의 한국현대미술脈-理氣와 추사 김정희:작가篇] 단색화가 최명영③‥치환과 환원 필연의 영원성[Choi Myung Young,최명영 화백,최명영 작가,평면조건,Conditional Planes,Dansaekhwa]

“어떤 사물의 진본성이란 그 사물에 있어 근원으로부터 전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총괄하는 개념으로, 여기에는 이 사물이 물질적으로 존속해 있다는 점에서부터 그 역사적 증언력까지가 모두 포함된다.1)” 1970년대 중반 최명영 단색화 ‘평면조건’의 ‘지문 작업’은, 물질과 정신성을 등식(equation)관계로 놓는데서 출발한다. 린넨, 아사 천(布)캔버스에 질료를 지문(指紋)으로 문질러 층(層)구조를 반복해가는 규칙적 작업이다. 2차원평면회화의 성립근거를 규명하고자 하는 이 연작으로 1976년 첫 개인전을 가졌고 오늘날까지 50여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문연작의 발생은 1970년대 초 우리전통회복에 대한 기운이 일어났던 미술계의 ‘확장과 환원’논리에 고무된 바 없지 않지만, 몸(신체)을 매개로 회..

[인터뷰] 현대미술가 김현식‥“나의 작업은 침묵의 깊이를 찾아가는 여정”[서양화가 김현식,김현식 작가,Kim Hyun Sik,金玄植,경남산청출신화가,학고재 갤러리,Hakgojae Gallery]

“세상의 소음들이 썰물처럼 빠지고 난 후 대면하는 자의식을 품어주는 고요를 늘 가슴에 안고 있다. 수직선들과 층층의 레이어(Layer)사이 투명한 공간에 흐르는 그 침묵의 깊이를 만나는 여정이 곧 나의 작업이다.” 겨울한파가 속살까지 파고드는 2월 초순, 경북경주시 김현식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놀랍게도 아담한 정원엔 홍매화가 폭풍한설을 견디며 볼그스름한 꽃망울을 한아름 품고 있었다. “단색화가 반복을 통한 수행성의 세계이듯 나의 작품도 선과 층(層)의 축적을 통해 깨달음에 다가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정신성이 다르지 않다.” 김현식(Kim Hyun Sik,金玄植,1965~)작가는 경남산청출신으로 김해김씨(金海金氏)이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했다. 주요개인전으로 학고재, 세빌 돌마치 갤러리(Se..

기하학적추상화가 이교준‥비치는 공간의 시각성 질서와 마음의 기호[이교준 작가,Lee Kyo Jun,李教俊,이교준 화백,이교준 미술가,진원,대구출신화가,우계이씨(羽溪 李氏)]

“사람은 영적인 방향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 한지문창살에 달빛이, 모시적삼에 속살이 ‘비치는 듯’ 화면은 모더니즘회화에서 ‘비치는 것과 평면의 문제’를 명상적 현대미술로 선사한다. 그림의 바탕은 기공(氣孔) 너머 캔버스 프레임까지 비치는 린넨 천(布)이다. 그림과 처음 대면하면서 망(網)너머 배후를 인식하게 되는 미묘한 톤(tone)의 대비를 경험하고 단순하지만 깊은 잠재(潛在)의 어떤 차원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이전의 복합적인 것들이 새롭게 하나로 창조되는 생성의 과정으로서 존재2)”를 현전(現前)하게 한다. 그림전체를 구성하고 성립시키는 면적으로서의 린넨은 거의 칠해지지 않은 물성자체의 자연성이다. 공기, 바람, 소리 그리고 다양한 성질의 입자가 통과하기도 하고 인력(..

[인터뷰] 기하학적추상화가 이교준‥“나의 작품은 인식의 미술이다”[이교준 작가,Lee Kyo Jun,李教俊,대구출신화가,우계이씨(羽溪 李氏),이교준 화백,이교준 미술가]

“오랜 동안 사유하는 그림을 추구해오고 있다. 이를테면 1년 전 생각이 지금과 다르듯 그림의 형식도 변화는 있지만 패턴이 자주 바뀌는 것은 경계한다. 미술이 가지는 스스로의 자율과 내재성의 문제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나의 예술일 수 있겠다.” 기온이 떨어져 대구도 무척 추웠던 날 이교준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대형공간에 홀로 작업하는 풍경자체가 그의 작품과 무척 닮았다는 인상이었다. “팔공산(八公山) 가산산성(架山山城)으로 가는 평탄하고 완만한 길을 10여 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하게 다닌다. 같은 장소와 사물들이 언제나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나에겐 큰 일깨움이다. 번잡스럽지 않은 산책 그 고졸(古拙)한 사유의 시간이 내 작업 바탕의 정신성이지 싶다.” 이교준(Lee Ky..

[그림과 클래식] 서양화가 류영신‥물방울 그 거울의 비밀[류영신 작가, Artist Ryu Young Sin]

노을 발갛게 타네. 가라앉듯 밤안개 번지고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 곡 ‘Spiegel im Spiegel(거울 속의 거울)’ 첼로·피아노 화음 잠든 영혼 흔드는군! 느리게 창(窓)은 열리고 오오 사뿐히 허공으로 솟는 물방울, 떼 거울의 비밀 거울의 노래가 있는 저 성(城)으로… [글=권동철 미술전문기자·전문위원. 1월29일 2026. 인사이트코리아]

[그림과 클래식] 서양화가 서경자‥저 나뭇잎 파동![서경자 작가,Artist Suh Kyoung Ja]

눈보라 흩어지며 쌓이네. 달빛 속 푸르스름한 세상 무채색 나목(裸木)들 상념 털어내듯 으쓱 몸을 떨고. 빈첸초 벨리니 작곡 ‘Norma, Casta Diva.’ 마티외 헤르조그 지휘,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Camille Thomas)와 브뤼셀필하모닉의 연주. 정결과 품위의 첼로선율이 은색 수면 위를 수놓는다. 오오, 놀라워라. 눈꽃송이 깨어나는 저 나뭇잎 파동! [글=권동철 미술전문기자·전문위원, 1월30일 2026. 인사이트코리아]

[권동철의 한국현대미술脈-理氣와 추사 김정희:작가篇] 단색화가 최명영②‥초월적 자의식 일획(一劃)의 현상학[Chusa Kim Chŏnghŭi,Choi Myoung Young,Dansaekhwa: Korean Monochrome Painting,최명영 화백,최명영 작가,단색화]

“우리의 현재는 우리에 대해 작용하는 것, 그리고 우리를 작용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감각적이고 운동적인 것이다.1)” 1980년대 중·후반 선보인 최명영 단색화 ’평면조건‘의 수직수평 선(劃)은 그려 넣은 것이 아니다. 겹겹 층을 관통하며 배어나오는 일상의 자국처럼 질료의 반복축적이 품고 우려낸 자국이다. “캔버스바탕에 검은 질료로 전면도포하고 그 위에 백색(白色)으로 수직수평을 반복해서 쌓아가는 방식이다. 검은 바탕은 우주로 인식한 것이다. 그런 과정의 축적이 어느 단계가 되면 수직과 수평의 부침(浮沈)이 일어나고, 바탕은 선(線)이나 점(點)으로 남는 통어(統御)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특히 추사체를 생각했다. 추사(秋史)가 새로운 공간을 정하면서 획을 펼치는 형식을 떠 올리기도 한다..

[권동철의 화가탐방]비선재 갤러리‥단색화가 최명영 Choi Myoung Young, 단색화가 신기옥 Shin Ki Ock, 조각가 박석원 Park Suk Won, 장낙순 비선재 회장[‘2025-2026 경계(境界)’展, 1월31일까지 2026, Gallery Bisunjae, Dansaekhwa]

서울용산구 갤러리 비선재 특별기획 ‘2025-2026 경계(境界)’전시가 2025년 12월20일 오픈, 2026년 1월31일까지 총15명의 작가작품으로 성황리 전시 중이다. 전시참여 작가 중 단색화가 최명영, 단색화가 신기옥, 조각가 박석원 화백이 함께 전시장을 찾아 장낙순 갤러리 비선재 회장과 새해인사와 담소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