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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이정연,일본 ‘우에노 모리미술관’개인전-①‥The Ueno Royal Museum,上野の森美術館 2014년[이정연 미술가,李貞演, Rhee Jeong Yoen,Re,이정연 작가]

“나는 2014년 1월30일부터 2월5일까지 일본 도쿄 우에노 모리미술관(上野の森美術館)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전체규모가 지하1~지상1층인데, 지상 층은 다시 나뉘어져 있어서 엄청 큰 대형전시장이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작품배치도면을 준비해서 작품을 보낼 때 함께 부탁했는데, 운송 측에서 배치도를 뺀 채 작품만 보내와서 일본어를 모르는 나에게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120여점의 작품들이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라인 작품배치도가 없어서 나는 손으로 일일이 가리키며 작품들을 즉흥적으로 배치해야만 했다. 미술관측 작품디피 방침은 3시간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관계자에게 들었다. 때마침 작품설치 팀(20~30여명)이 도착하여 마무리해 주었다.  작품설치과정 때 디피 총괄팀장이 나의 그림을 보더니 양손으로 계..

서양화가 선종선‥분절과 통합의 시공간 은유된 일상의 해석학[SUN JONG SUN Painter,선종선 작가,선종선 화백,앙장브망 기법,enjambement]

“감각은 현상학자들이 말하듯 세상에 있음이다. 나는 감각 속에서 되고 동시에 무엇인가가 감각 속에서 일어난다. 하나가 다른 것에 의하여, 하나가 다른 것 속에서 일어난다. 결국은 동일한 신체가 감각을 주고 다시 그 감각을 받는다. 이 신체는 동시에 대상이고 주체이다.1)”  화면은 어떤 찰나가 포착된 스틸 컷 같은 동시간성의 이미지다. 실제의 형체는 즉각적으로 인지하여 경험적인 정서로 안내하지만 그 아래지점에서 생성되는 간극, 바로 찢겨진 공간에 눈길이 꽂힌다.  미증유(未曾有)의 꽃봉오리, 부조리의 흔적이 갈피에 말려진 듯 그곳은 완전히 열려있거나 그렇다고 닫힌 것도 아니다. 주류(主流)도 아니며 정형화된 법칙도 없는 다분히 촉각적 느낌의 기호, 물방울을 투과한 오묘한 빛살,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다 남..

[인터뷰]서양화가 선종선…“삶을 주체적으로 자각하며 실존을 확립하는 것이 나의 예술”[SUN JONG SUN Painter,선종선 작가,선종선 화백,앙장브망(enjambement)]

“디지털속도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일상너머의 그 무엇과 ‘나’의 정체성이 어떻게 행복한 삶의 결속으로 가고 있는지 그 본질을 바라보는 화두이다. 바탕의 극사실적 묘사를 통해 이곳 ‘차안이라는 현실’과 그 바탕이 찢겨져 드러난 ‘저곳의 피안’이라는 이상향의 대비를 묘사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뜻깊은 일상과 교감하기를 소망한다.” 경기도용인 선종선 작가 화실 창 너머, 눈 녹은 동산오솔길이 고불고불 친근하게 드러나 보였다. “동일한 화면에 시공간적 상황이 다른, 두 개의 이질적 공간대비는 일상의 통속적인 관념체계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환기시키는 회화적 장치이다. 강물이 바다와 만나면서 섞이는 물처럼, 층(layer)은 수축하고 확장되는 가운데 ‘내’가 세상을 향해 달리고 꿈꾸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작업에..

[전시장 IN]한국화가 안영나 개인전, 1월31~2월14일, 서울아산병원갤러리[Flower No Flower-시간, 안영나 작가, Ahn Young Na]

한국화 지필묵(紙筆墨)정신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꽃’을 통하여 현대회화로 융합하는 안영나 작가 ‘Flower No Flower-시간’ 개인전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 동관1층, ‘서울아산병원갤러리’에서 1월31일 오픈, 2월14일까지 열린다.  안 작가는 한국화에서 기운생동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생명력의 표현을 30여 년간 ‘Flower No Flower’작업으로 천착해 오고 있다. 이러한 화격(畫格)을 자연합일의 생동감으로 승화시켜 과거-현재-미래를 조화롭게 보여주는 새해 첫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명제 ‘Flower No Flower(꽃인가 꽃이 아닌가)’의 그동안작업 중, ‘황금시대’, ‘꽃의 격려’, ‘시간’시리즈 30여점을 중점적으로 보여주..

전시 소식 2025.02.01

[권동철의 화가탐방]단색화가 최명영, 1960년 인천사범학교 제8회 졸업식 미술반 학우들과[화가 정상화,정상화 화백,단색화 최명영,Choi Myoung Young,김영배,김창희,이반]

“1960년 제8회 인천사범학교 졸업식에서 정상화 선생님과 3학년 미술반 학우들. 뒷줄왼쪽부터 김영배(한남대 교수역임), 정상화 선생님, 김창희(서울시립대 교수 역임), 최명영 그리고 이반(덕성여대 교수 역임).  [대담=권동철, 1월23일 2025. 최명영 화백의 말, 최명영 스튜디오에서]”

[권동철의 화가탐방]단색화가 최명영, 인천사범학교 미술반 1958년[화가 정상화,정상화 화백,단색화 최명영,Choi Myoung Young]

“ 1958년 인천사범학교 미술반 정상화 선생님과 1~3학년 학생들이 함께 촬영했다. 사진엔 3학년 선배들이 많다. 석고상이 드문 시절에 미술반에서 석고소묘를 시작하게 한 분이 정상화 선생님이셨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앞서간 지도였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최명영으로 2학년이었다.  [대담=권동철, 1월23일 2025. 최명영 화백의 말, 최명영 스튜디오에서] ”

[유택렬 탄생 100주년 기념전-⑤]무속적 의미의 회화적 승화 필묵의 서체추상 1974~1990년대 후반[유택렬과 흑백다방 친구들,경남도립미술관,유택렬 화백,김미윤 미술평론,조종식 교수]

화가 유택렬(Yoo Tackyul,劉澤烈,1924~1999)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부적에서’는 초기부터 후기까지 40년 이상 정진한 시리즈 작업이다.  “유택렬은 생전에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였는데,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북청은 1851년 추사가 유배되어 1년을 보낸 곳으로 마을 곳곳에, 집안에 추사의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 유택렬이 어린 시절 심한 복통으로 '먹물 아바이'로 불리는 노인이 신들린 듯 쓴 부적을 태운 물을 마시고 깨끗이 나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흥미롭게도 ‘부적을 태운 물’은 조선시대 외관 허준이 쓴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실려 있는 처방전이기도 하다.  북청에서의 이러한 경험과 기억은 유택렬 작품의 샤머니즘적 세계를 ..

서양화가 류영신‥시원의 기하학 그 시·공의 불가사의[류영신 작가,柳栐慎,Ryu Yoyng Sin, Youngshin Ryu,류영신 화백,권동철]

“수없이 많은 우주들 중에는 생명체에게 가장 적합한 우주가 반드시 존재하며, 우리가 바로 그곳에서 살고 있다.‥그러나 지구의 궤도는 완벽한 원이 아니다. 즉, 가장 이상적인 궤적에 약간의 무작위성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또한 이것은 우주가 우연한 사건에 의해 무작위로 탄생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1)” 화면의 이미지는 자유로이 움직이고, 호흡하고, 세포의 유사분열(有絲分裂)같은 어떤 상징성의 기운을 내비친다.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새벽안개 속 꿈틀거리는 듯 생명체, 동굴 속 발광하는 희고 푸른 무엇, 혹은 해안선을 따라 증식하는 어떤 기하(幾何)의 무늬너머에 장엄한 우주의 역사를 읽어가는 커다란 울림이 들려오는 듯하다. 류영신 작가가 2015년 발표했던 ‘Forest-Black Hole(숲–블랙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