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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양화가 선종선…“삶을 주체적으로 자각하며 실존을 확립하는 것이 나의 예술”[SUN JONG SUN Painter,선종선 작가,선종선 화백,앙장브망(enjambement)]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5. 2. 4. 15:16

작업실에서 선종선 화백. 사진=권동철.

 

 

“디지털속도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일상너머의 그 무엇과 ‘나’의 정체성이 어떻게 행복한 삶의 결속으로 가고 있는지 그 본질을 바라보는 화두이다. 바탕의 극사실적 묘사를 통해 이곳 ‘차안이라는 현실’과 그 바탕이 찢겨져 드러난 ‘저곳의 피안’이라는 이상향의 대비를 묘사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뜻깊은 일상과 교감하기를 소망한다.” 경기도용인 선종선 작가 화실 창 너머, 눈 녹은 동산오솔길이 고불고불 친근하게 드러나 보였다.

 

“동일한 화면에 시공간적 상황이 다른, 두 개의 이질적 공간대비는 일상의 통속적인 관념체계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환기시키는 회화적 장치이다. 강물이 바다와 만나면서 섞이는 물처럼, 층(layer)은 수축하고 확장되는 가운데 ‘내’가 세상을 향해 달리고 꿈꾸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작업에서 이질적인 두 공간의 충돌로 인한 또 다른 의미의 낯선 공간적 문맥을 유발하는 이것이 회화적 앙장브망(enjambement)기법이다. 이를 통하여 삶을 주체적으로 자각하며 실존의 알리바이를 확립하고 의식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 내 예술의 지향점이다.”

 

layer series, 90×90㎝ Acrylic on Canvas, 2023.

 

 

선종선 작가(SUN JONG SUN,1955~)는 중앙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했다. 인사아트프라자, 코벤갤러리(밴쿠버), 현대아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14회 가졌다.

 

국제공모전으로 △제25회 Joan-Miro 국제드로잉비엔날레(1985,바르셀로나,스페인) △제21회 Monte-Carlo 국제현대미술대상전(1986,몬테 카를로,모나코) △오사카 트리엔날레(1996,오사카,일본)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현대미술방법작가회 회장이다.

 

화백에게 ‘화가의 길’에 대한 고견을 청했더니 묵직하고 간결한 대답을 내놓았다. “삶의 구체성에 기인한 내용과 정수(精髓)를 고갈시킬 만큼의 순수한 육체적 노동에 의한 예술이 아니라면 그 진정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글=권동철, 2월3일 2025. 인사이트코리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