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화가탐방 9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①‥석도륜 선생과의 만남과 지도[서급당 조향숙,西級堂 趙香淑,논객 석도륜, 昔度輪, 조향숙 작가, Jo Hyang Sook]

석도륜 선생은 1970년 불암사 수련회 때 학생들에게 한국사찰현판과 주련, 한국전통불교미술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당시 감명을 받았던 조향숙은 대학원논문(韓國佛畵硏究) 지도교수로 만남을 이어갔다. 조향숙은 1969년부터 사제의 인연이 되어 사물을 보는 시각, 예술가로서의 태도 등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에도 매주 화요일, 금요일 정기적인 모임으로 불경을 비롯해서 사서삼경 강의와 서예 및 불화지도를 받았다. 2011년 6월16일 석도륜 선생이 타계할 때까지 사제의 인연이 이어졌다. 이 글을 석도륜 선생님이 육필원고로 써 주셨는데 조향숙 첫 개인전 도록에 수록하게 되었다. 개인전을 위해 친히 써 주신 글이다.1)” 미술공부와 고전 [글=석도륜] “미술(美術)에 관한 공부는 우선 고전(古典..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⑦‥주역(周易) 팔괘(八卦), 음양, 동양의 우주관, 한묵 화백, 2020~2024년[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이 시기 나의 작품은 주역(周易)의 64괘에서 변형시킨 것이다.1)” “2003년경에서 현재의 이태현 작품들은 혼돈을 벗어나 질서에 도달하는 오랜 역정을 반영하고 있다. 혼돈과 질서의 대비적 국면은 사라지고 화면은 이제 어떤 요지부동의 세계로 진입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던 유동하는 공간과 이 위에 일정한 질서의 의지로서 부표를 설정하였던 바로 직전의 작품들과 연계해서 본다면 유동하는 우주공간이 기호로서 질서화 되고 있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왔던 화면의 질서가 다름 아닌 동양인의 우주관, 동양인의 인생관으로 귀의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2)” “토막진 검은 선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화면 전체를 덮어가는 구조는 벽돌장을 빼곡히 쌓아올린 형국이다. 토막의 검은..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⑥-2‥‘마블링’시리즈 1995~2002년, Conflict and Harmony,오광수 미술평론[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나는 마블링을 자연으로 본 것이다. 그 다음 막대를 인공으로 본 것이다. 자연과 인공의 대비인 것이다.1)” 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 It is often understood that Lee created the contention and harmony between the random and the planned. His work is overflowing with visual attractions created by the conflicting situations between intentions and chances, and the mechanical and the natural. On the other hand, the confl..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⑥-1‥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마블링’시리즈, 1995~2002년[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나는 마블링을 자연으로 본 것이다. 그 다음 막대를 인공으로 본 것이다. 자연과 인공의 대비인 것이다.1)” 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 The beginning of Lee Tae Hyun's artistic carrier coincided with the most chaotic transitional period in Korean modern art history. His art in other words started when the new generation artists challenged the major trend in the art world focused on naturalism. The sense of challenge a..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⑤‥유기체적 유연성 체계이전의 상황성, 동심원(同心圓), 1980~1989년[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이 시기 나는 우주공간의 원, 움직임에 주목했는데 특히 금속성 같은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다. 이를테면 예리한 금속의 광택이라든가 빛에 의해 변화된 모습 등인데 바탕으로 드로잉작업을 했다.1)” “80년대 후반에 등장하는 동심원의 구성은 원 자체가 하나 또는 둘 이상으로 구현되어 나오는 강한 자체의 운동을 표상하고 있다. 이 같은 자체 내의 에너지는 90년대 오면서 보다 역동적인 구조로의 변모로 이어진다. 동심원의 구조가 역동적이면서도 부동성에 지지된 것이었다면 이 시기의 작업은 원과 그 사이에 존재했던 작은 틈새의 기호들이 화면 여기저기에 난무하는 형국으로 드러난다. 수액의 흐름과도 같은 유기체적인 유연한 곡면의 테두리 속에 난무하는 이들 기호는 화면을 한결 약동하는 풍요로움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④‥‘미로’연작,‘무한대’협회전, 관훈갤러리, 1970~1985년, 서승원, 최명영, 최창홍, 하종현 [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1970년대 나의 ‘Space’시리즈 작업은 사회공간이 아니라 우주와 지구에 대한 공간에 대한 표출이었다. 1969년 발사 된 아폴로11호(Apollo 11)가 달에 가고 그것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던 영향도 받았다. 흑백작업이 많았는데 칼날 같은 선묘(線描)가 지나가는 작업들이 1980년대를 넘어서면서 이어졌다. 나는 빛이 먼동이 트고 다시 저녁이 되면서 해가 사라지는 천체운행을 생각했었다.1)” “‘Space’연작에서 ‘미로(迷路)’작업은 대학 다닐 때 퇴계 이황(退溪 李滉,1501~1570)선생의 친필 발문(跋文)이 있는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를 여러 번 봤었다. 그래서 언제 한번 작업을 해야겠다고 한 것이다. 당시 내가 본 것도 사실 흑백이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했다. 단색으로 그리지 않았지만 항..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③‥한국청년작가연립전(1967년)-‘명(命)1’,‘명(命)2’[네오다다(Neo-Dada),이승조,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파리 앵포르멜 열풍이 불고 몇 년 지났을 때였다. 앵포르멜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후의 사조였고, 나도 실제로 6.25한국전쟁을 봤기 때문에 앵포르멜에 빠져 들어갔다. 대학에서 기본실기를 충실히 하고 방과 후 추상표현주의 등 실험을 많이 했었다. 나는 1963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 한 후 군에 입대했다. 66년에 제대를 하고 보니 앵포르멜이 쇠퇴기에 들어갔다. 나는 ‘무동인’, ‘한국청년작가연립전’으로 들어갔다. 당시 군대에서 제대 한지 오래지 않았기 때문에 ‘군과 나’, ‘나와 사회’에 대한 네오다다(Neo-Dada) 예술과 사회에 대한 고뇌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무동인 2회전(展)이 열린 중앙공보관(1967년, 6월)에서 발표한 작품이 ‘명(命)1’, ‘명(命)2’이다. 그해 1..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②‥무(無)동인:1962년 국립도서관화랑[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김영남,김영자,김상령,문복철,석란희,최붕현,황일지,설영조]

“1960~62년까지 초기구상작품은 나의 홍익대 3~4학년 재학시절이다. 이 시기 초기 구상작품은 조형의 기본을 터득하기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노력했던 때의 결실이다. 오직 조형적인 형태, 색채 등의 요소를 가지고 인물을 터득하는데 일심이었다.1)” ◇무동인(無同人) “이태현(李泰鉉)씨가 작가로서 등단한 것은 62년에 창립된 바 있는 무동인(無同人)에서이다. 당시 무동인(無同人)은 아직도 재학 중인 젊은 화학생(畵學生)들로 구성되었으며, 대체로 60년대 초반의 뜨거운 추상운동(抽象運動)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출발한 그룹이다. 이태현씨의 작가적 형성도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무동인(無同人)은 대부분이 재학생이었던 관계로 창립전(展)을 치르고 난 후, 졸업과 더불..

[권동철의 화가탐방] 서양화가 이태현①‥뜨거운 추상:1950년대 후반~60년대 중반 [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서 이태현이 속한 세대는 다소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화단에서 ‘청년작가 연립전’세대로 통용되는 이들은 4.19혁명의 주체세력이었다는 점에서 ‘4.19세대’로 일컬어지기도 하며, 해방이후에 처음으로 한글을 익힌 세대라는 점에서 최초의 한글세대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들은 일제강점시대에 일본어 교육을 받았던 선배세대와는 달리 민족적정체성의 혼란을 비교적 덜 겪은 세대이다. 자신들보다 10년 정도 연상인 앵포르멜 세대가 일본의 미술잡지를 통해 서구의 미술동향을 간접적으로 접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구미(歐美)의 미술 잡지나 혹은 프랑스 등지의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비평가들의 육성을 통해 해외의 미술사조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1)” ◇격정적 브러시워크 침울한 색조 “이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