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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양화가 안준섭…“자신을 솔직하게 맞닥트리는 상태의 표현이 나의그림”[안준섭 작가,A South Korea Painter Ahn Junseop]

“요즈음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다는 예술적 성취를 느낀다. 그런 경지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색채라든가 표현들이 관람자와 충분히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도용인 안준섭 작가의 작업실에서 인터뷰했다. 근작 ‘굴속의 노래’시리즈에 대해 물어 보았다. “아무래도 작가라는 현실, 그 속에서 내가 굴하지 않고 그 안에서 계속 그림 그리는 모습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굴속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 것일 텐데 내 인생에 유의미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안준섭(1970~)미술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했다. 여름 언덕에 서서, 고트호브에서, 나의 사랑스런 바깥, 흐름 등의 명제로 열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도미술관, 용인시청 등에 작..

[1년 one year]사진작가 이현권‥“1년은 반복됩니다!”[사진가 이현권,이현권 작가]

1년 one year △글=사진작가 이현권 내가 서 있는 곳. 이곳 작업의 시작은 먼저 계획된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복된 나의 삶의 궤적 중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모여진 곳. 수년간 나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지만 내가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곳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그냥 지나쳤지만 관심이 집중되었던 이 장소를 아무 계획 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순간도 내가 왜 이곳을 바라보는지, 내가 이곳에 나의 시선과 관심, 또는 모아지는 감정의 우물과 같은 이곳에 대해 몰랐습니다. 이곳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곳입니다. 옆에 고속도로, 위에 국도가 있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시선들에 보아지지만 전혀 기억할 수 없는 장소, 즉 이곳은 어떻게 보면..

서양화가 손미라‥심안의 판타지 정취의 항상성[손미라 작가,손미라 미술가,ARTIST SON MIRA]

화면의 선(線)은 양지바른 마을을 휘돌아 강물에 가 닿는다. 잠깐씩 산새들이 물그림자를 만들다 사라지고, 푸른 달빛이 깊은 산 속 지천으로 만개한 야생화의 판타지에 내려앉는 밤. 동심을 이끄는 바람처럼 산등성이엔 안개가 일고 사선(斜線)은 생동감으로 부각된다. 선은 그렇게 자연에 동화되고 조화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풍경의 매개로 도연명 ‘도화원기(桃花源記)’ 이상향처럼 힐링(healing)시간으로 안내한다. ‘문경새재’ 경북문경이 고향인 손미라 작가 ‘심안의 풍경(心眼의 風景)’연작은 기억 속에 찰랑이는 아련한 파노라마를 묘사하는 추상세계다. 산의 형상을 선으로 응축해 표현한 작품은 우리들 고향에 대한 토속적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어지는 선은 웅숭깊은 생명성을 드러낸다. 산의 ..

전시 소식 2023.10.10

화가 윤종득‥선의 기운 자연의 위엄

“달을 기다리나니 매화는 학이런가. 오동을 의지하나니 사람도 봉황이네. 온 밤 내내 추위는 그치지 않아 집 둘레의 쌓인 눈 산봉우리 되었네. 待月梅何鶴. 依梧人亦鳳. 通宵寒不盡 遶屋雪爲峰.1)” 대숲서 발현한 대지의 혼이 국화 향을 애처로이 읊는다. 아득하고 느릿한 대금산조가 산울림을 유희하다 수묵안개를 만나는 청량한 설산(雪山)이다. 하얀 빛에 반사되는 선(線)의 운율이 능선을 감돌다 암벽과 골짜기에 쌓인 낙엽에 둥지를 튼다. 뭉쳐있던 눈꽃송이들이 수줍게 낙하하는 명암의 쌍폭포. 호랑이 한 마리가 벌컥벌컥 물을 마시며 허연 입김으로 파란(波瀾)을 내뿜는 겨울밤…. ◇홍몽, 절대공간의 변주 때 묻지 않은 상태의 내면 이른바 천지자연이 막 창조된 아직 어떤 명칭이 없는 원기(元氣)로서의 절대공간 카오스(c..

[인터뷰]화가 윤종득, “대립과 화합의 통섭을 표현하려 했다”[윤종득 작가,윤종득 화백]

“가장 압축된 조형의 형태를 통해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보고 느끼게 하려 노력했다. 작품의 바위와 무수히 작고 많은 공간들에서 관람자가 자신의 언어를 만나고 공감과 동화의 힐링이 되기를 소망한다.” 서울동대문구 소재, 전각준법(篆刻皴法)의 산하 윤종득 작업실을 찾았다. 작업은 병풍처럼 펼쳐진 배경과 굵은 선을 이용해서 하나의 뼈대를 구축한다. 그 속엔 한글자모음과 한자 등의 문자를 비롯한 인간과 자연의 형태가 녹아들어 삼라만상 어울림을 지향한다. 선(線)을 통해 경계를 지우고 대립과 화합을 통섭하는 동양학이 깊게 배어있는 것이다. 윤종득 화백은 “화면에 가까워질수록 희로애락이 내포되어 있다. 선의 변화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과 자연의 형상들을 축약시켰다. 나의 성정과 잘 맞아떨어져 작업 내내 ..

[갤러리 비선재]화가 권오봉‥청정과 강건함의 전통[이진명 미술평론가][권오봉 작가,권오봉 화백]

청정한 강건함이 드러나는 경지 글=이진명 미술비평 권오봉(Kwon O Bong, 權五峰, 1954~)작가는 낙서(書)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나는 매스컴에서 권오봉을 그렇게 부르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내가 생각하기에 권오봉의 그림은 낙서가 아니다. 장난도 아니거니와 멋대로 그린 것이 아니다. 화가는 시간의 거대한 흐름에 자기를 맡긴 것이다. 권오봉의 회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속에 도도히 흐르는 문화적 전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버린다는 것, 즉 ‘사(舍)’개념은 우리 동아시아 예술에서 최고의 경지이다. 동파(東坡) 소식(蘇軾,1037~1101)이나 운림(雲林) 예찬(倪瓚,1301~1374), 석도(石濤)가 모두 ‘사’ 하나로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다. 가령 동파는 ‘동파지림(東坡志林)’에..

[갤러리 비선재]단색화가 최명영‥역사와의 대화[이진명 미술평론가]

시간의 축적과 정신화 [글=이진명, 큐레이터·미술비평·철학박사] 최명영 작가는 물질(대상)과 정신 사이의 상호작용의 지난한 과정에서 산생한 형식실험에 세계로부터 자기로 수렴하여 자기를 알기 위해서이다. 자의식(self-consciousness)은 세계를 이해하는 의식이다. 그런데 그것은 마치 불과 같아서 주위의 모든 사물을 모두 태울 수 있을 중시했다. 시간의 집적이란, 화가 본인의 역사인바, 화가의 실존이기도 하다. 최명영 작가가 과정과 수양을 말하는 이유이다. 물감을 직접 손으로 누르고 문질러서 화면을 구축하는 방식은, 그림과 문화라는 총체적인 역사와의 대화이다. “일련의 평면조건작업은 반복에 의한 회화적 실존, 질료의 정신화 의도로 백색 질료의 경우 사유의 순환성향을 머금은 함축공간으로, 흑색에서는..

전시 소식 2023.10.05

[인터뷰]사진작가 이현권…“교차하는 마음의 흐름을 포착하려 했다.”[사진가 이현권]

“정신과 전공의 시절이던 2007~2009년 동안 1961년 개원한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보건센터)에서 촬영한 흑백사진이 ‘복원(Restoration)’연작이다. 지금은 현대적 건물이지만 당시엔 과거 정신과가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았다. 그곳에서 일상은 종종 다른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는데 환자들도 병원과 도심 사이 경계의 공간에서 삶의 대부분을 지내셨다. 나와 환자 그리고 공간에 맴도는 여운의 흔적 등이 교차(交叉)하는 마음의 흐름을 포착하고 싶었다.” 한여름 빛살이 초록풀잎에 부드럽게 내려앉으며 강인한 생명력을 선사하는 오후의 명동성당에서 이현권 작가를 만났다. ‘복원’필름 절반정도가 손실되는 아픔을 겪었고 10여년이 흐른 뒤 아주 우연히 사진과 필름들을..

[INSIGHT FINE ART]사진작가 이현권‥고통과 희망 경계의 자국[사진가 이현권,이현권 작가]

“시대가 존재하는 것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대는 흘러가면서 반드시 칼로 새긴 듯한 흔적을 남기고 어떤 시대는 뜬구름이 흘러가듯 평범하고 담담하게 별로 이상할 것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처럼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약간의 맛만 남길 뿐이다.1)” 강물에 닿을 듯 낮게 무리지어 맴도는 하루살이들이 오므려지다 펴지는 풍선처럼 허공을 자유롭게 유동했다. 햇빛사이 슬로 모션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명랑하게 튕겨 오르는, 번짐의 공간이 짓궂게 퍼져갔다. 미숙했던 ‘나’의 분신이 물 위에 어른거릴 때 암울했던 불안이 버림받은 채 당당히 흘러가는 물살위로 스러져갔다. 에릭 사티 ‘짐노페디(Gymnopedie No.1)’ 피아노 선율이 풋-의식으로 배회하는 가냘픈 영혼의 축축한 ..

[전시]사진작가 이현권 ‘한강_고요’개인전, 9월8~10월4일, 큐아트스페이스[이현권 작가,사진가 이현권,LEE HYUN KWON]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사진가 이현권 9번째 ‘한강_고요’개인전이 9월8일부터 10월4일까지 경기파주탄현 헤이리마을길, 큐아트스페이스(Q-art space)에서 열린다. 작가는 서울한강을 10년 넘게 찍어오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구도와 색감으로 현대의 한강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한강 전시는 202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했던 ‘한강 10년’개인전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으로, 그간 찍었던 한강 작업 중 ‘고요’한 무게의 사진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 공간에 펼친다. 이현권 작가가 선택한 ‘고요’는 단순한 풍경의 느낌이 아닌 그의 심리적 역동성 내에서의 고요함이 내포된 작품이다. 관객들은 이 작품들을 통해 객관적인 한강이 아닌 작가의 예술적 필터를 거친 한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작가..

전시 소식 2023.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