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17)]박생광‥“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예술은 없다.”,경남 진주 출신화가,朴生光,2021년 7월21~2022년 3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1..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3. 5. 18:31

박생광=무녀, 136×140㎝ 종이에 채색, 1980. 사진=권동철.

 

 

박생광(朴生光,1904~1985)은 고향 진주에서 농업학교를 다녔다. 16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 다치카와 미술학원과 교토시립회화전문학교에서 신일본화를 배웠다. 1920년대부터 해방 전까지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해방 후 귀국하여 고향 진주에서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해방 직후였던 당시는 일본 화풍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시기였기 때문에 일본적 미의식을 보여주는 박생광의 작품은 한국화단에서 외면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1970년대 후반까지 일본화풍에서 탈피하기 위한 끊임없는 실험기를 거쳤고, 70년대 말부터 불교, 무속, 역사 등 한국적 소재를 전통 민화, 불화, 단청 등의 민속적 색감으로 표현하는 특유의 화법을 구사하기에 이른다.

 

단청의 안료와 주황색 윤곽선으로 구획한 표현 기법, 그리고 채색을 한 위에 담묵을 거칠게 덧칠하는 특유의 화법이 박생광 양식을 대표하게 되었다. 1977, 1981, 1984년에 열렸던 단 세 번의 개인전으로 박생광의 화업은 크게 꽃피웠고, 오랫동안 외면당한 채색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한 기념비적인 전시가 되었다.

 

무녀가 제작된 1980년은 그가 한국적 채색화 양식을 정립해 간 시기다. 색동옷과 단청에서 영감 받은 특유의 민속적이고, 원색적인 색감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면서 평면성이 강조되었던 기존의 작품과는 달리 대상을 묘사하는 정도와 크기를 다르게 하면서 화면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80년대 민족미술에 대한 관심이 팽배해 있던 시대 분위기와 해외에 한국 현대미술전이 열리면서 박생광의 격정적이고 화려한 진채의 채색화는 가장 한국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1982년부터 역사화에 몰두하기 시작하면서 대작인 명성왕후전봉준을 제작하였으나 1984년 후두암이 발병하여 단군. 안중근, 윤봉길을 소재로 한 역사화 시리즈 계획을 완성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타계하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예술은 없다.”는 메모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강민기>

 

권동철=35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