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잎들의 흔들림이 봄날의 발돋움하는 초록심상의 결처럼 다소곳하다. 기척도 없이 새,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들었다 막 떠난 자리인가. 꽃송인 붉고 뻗어 오르는 열망에 흩어지는 자국들이 달빛 속 완연(宛然)하다. 화면은 유구한 한민족농경문화의 봄을 알리는 ‘입춘대길(立春大吉)’느낌으로 생생하다. 따스한 기운이 생동하는 대지의 약동처럼 지필묵(紙筆墨) 먹 선은 조화롭다. 시원스러운 초록의 새 잎들을 배경으로 장미동백이 축복의 시간을 전한다. 깊은 심연에서 수면으로 올라오는 시원(始原)의 채집처럼 작은 물방울들은, 꽃봉오리와 어울려 무수한 밤하늘 별빛처럼 수놓는다. 자연의 미세하지만 생명의 파동(波動)들이 방울꽃, 바람과 화합하며 서로의 존재를 일깨우는 화폭…. 한지(hanji) 위, 천진한 한국화(韓國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