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음악 인문학 333

조각가 이철승 - ‘미미에게 진심인 남자’시리즈- 오타쿠 작품세계

자전거를 탄다, 15×29×32㎝, 혼합매체, 2009 청년은 바이크가 남성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상징인 것처럼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가하면 입을 벌리고 몰두하는 듯한 표정에선 프레임 속에 불러들인 피사체에서 과연 그가 찾는 아우라(Aura)는 무엇인지 궁금..

한국화가 박상미(Artist, PARk SANG MI)|존재와 상상에 투영된 자아의 영상

beyond scene, 162×122㎝, ink & color on paper over panel, 2011 꽤 오래전 이야기이다. 낯선 곳으로 떠나던 친구가 작은 화분하나를 손에 쥐어주며 바빠서 돌보질 못했는데 잘 키워보라고 건넸다. 그런데 꽃은커녕 겨우 한줄기가 희미하게 살아있는 것 같아 그냥 넝쿨문양 화분이 앙증맞고 옹골차게 ..

서양화가 이영박(LEE YOUNG PARK)|수척한 눈동자에 빛나는 그대영혼

강물은 그저 흘러가는 것인 줄 알았었네. 휘어지고 막다른 길을 만난 후 비로소 깨달아요. 꽃잎과 바람이 그리고 낙엽 한 장 만으로도 몸부림치는 사랑을 껴안고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잔물결 이는 강가에서 그대 앞에선 모든 것이 부족하다던 당신. 이별가처럼 휘날리는 억새숲길에서 이..

‘신창세기(Re Genesis)’시리즈 - ‘여기까지 이르렀다’ -Rhee Jeong Yoen(화가 이정연)

60.5×72.7㎝, 삼베위에 옻칠, 흙가루, 숯가루, 뼈 가루, 자개, 2009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칠흙같이 어두운 밤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막 눈을 떴을 때, 방 안엔 은빛 빗줄기가 주르르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 사이 선명히 드러나는 연보라 빛줄기. 성령의 흐름, 이마 짚는 손..

한국화가 라영 황인혜(HWANG INHEH)|일상의 사랑과 은총 겹의 생명감

The endless love, 72.5×61㎝, 2014 산허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햇살과 구름 한 점 없이 높기만 한 하늘. 잔잔한 바람이 부는가보다. 가늘게 하늘거리는 꽃잎의 춤 하얗게 풀 먹인 삼베옷 같은 구절초. 그리운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산언덕 도중 누가 오는지도 모르면서 얼결에 우르르 떼 지어 마..

서양화가 조광기 (CHO GWANGGI) | 만물의 상생원리에 대한 성찰과 경외심

원시반본(原始返本)-단지이야기, 52×45㎝ acrylic on canvas, 2011 나른한 사월의 오후가 되면 무료한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뒷동산에 올랐다. 그곳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벽엔 진흙으로 토끼며 새를 그린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여름이면 어른들도 더위를 피해 이곳으로 모이곤 했는데 안..

서양화가 김수정 ‘자연의 소리’연작| 한민족 넉넉한 품성의 山河

자연의 소리-메밀꽃 핀 언덕, 72.7×53㎝ oil on canvas, 2006 아침 안개가 걷히면서 봄 산은 햇살 아래 저마다 울긋불긋 제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까닭으로 연분홍 진달래꽃은 날마다 더욱 타들어만 가는지, 그 옆을 무심히 풀썩 주저앉아 바라보는 산들은 겹치는 듯 조금씩 양보하며 빛을 나누..

서양화가 신철 (SHIN CHEOL) ‘기억풀이’ 연작|가슴 설레는 따뜻한 추억의 조각들

기억풀이-date 91.0×72.7cm, Acrylic on canvas, 2011 뿌옇게 동이 트는 시간이었다. 비릿하면서도 간간한 내음. 봄바람은 총각 집 앞마당까지 올라왔다. 매화나무 아래 서성이다 애써 꽃을 보고자함은 아니었는데도 한 번씩 고개 들어 보노라면, 무슨 일인지 더는 참지 못한 듯 붉은 알갱이를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