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음악 인문학 333

〔KWEAK YOUN JOO〕서양화가 곽연주|인연과 섭리 그 가슴에 묻어 몸부림치는 날개 짓, 나비여! (서양화 곽연주 작가)

Delight-설레여라, 91×73㎝ acrylic on canvas, 2015 우리는 늘 서로에게 아름답다며 헌사(獻辭)한다. 향기를 뿜어내는 이 꽃 저 꽃의 일상을 나는 분주히 전한다. 우리가 얼마나 서로의 영혼을 깊게 이해하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어느 날 무상하게도 꽃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기억한다. 그곳..

〔Lim Jang Hwan〕서양화가 임장환|멸망으로 몰고 간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 (서양화 임장환 작가)

Queen, 97×97㎝ Oil on canvas, 2012 대홍수 후 높고 거대한 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했던 창세기의 바벨탑. 결핍을 메우려 환경을 소비하고 편의에 의해 인공물질을 만들었으나 거대한 재앙 앞 전혀 도움이 되지못한 매뉴얼의 현실. 여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인조인간과 생명창조를 예고한 ..

서양화가 이돈아(Donah Lee)|현재를 살아내는 왕성한 기운의 존재감 (이돈아 작가)

noblesse, 72.7×60.6㎝ acrylic on canvas, 2014 수양버들 늘어진 가지가 봄바람인지 미심쩍어 갸우뚱거리네. 산허리 노을빛에 유난히 반짝이는 새싹들. 턱을 괴자 졸음은 절로 밀려오고 그윽한 향이 지나며 정결하게 어깨를 흔드는구나. 눈을 떠 연못을 바라보니 만발한 연꽃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서양화가 류영신((RYU YOUNG SHIN)|나무 그 참다운 춤사위의 精魂 (서양화 류영신 작가

Cluster, 91×60cm oil on canvas, 2013 ⓒADAGP 밤 열차에 몸을 싣는다.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지만 겨울이면 바위밖에 보이지 않는 신기했던 고향뒷산이 문득 그리웠다. 멀리서 보면 병풍 같은 그곳엔 오랜 연륜의 미루나무가 빼곡했다. 거뭇거뭇한 껍질의 나목(裸木)이 노을에 비춰질 땐 신기하게..

서양화가 양규준|존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Artist, Gyu-Joon Yang 서양화 양규준 작가)

정처 없는 여정(a vagabond voyage), 162×224㎝ 캔버스위에 아크릴, 2014 아지랑이 마중하러 매화꽃이 진다. 솔솔바람도 졸고 있는 미시(未時). 바다기슭에 그 꽃이 드러누워 무심히 흐르는 구름을 보다 한 줄기 뿌려지는 묵광(墨光)에 놀라 벌떡 일어설 뻔 했다. 그 바람에 자욱한 봄 안개가 춤추..

한국화 작가 임종두 (LIM JONG DOO)|무엇에 홀렸나…자아도 벗어버린 욕망의 폭주

▲작품 ‘달리달리’는 임종두 화백이 지난 2011년 봄에 시작하여 가을에야 붓을 놓을 수 있었던 대작(大作)이다. 가로12m 세로2m20㎝ 크기다. 지면의 작품은 기승전결(起承轉結) 중 ‘전’에 해당하는 욕망을 향한 질주를 표현한 부분도(部分圖)이다. 그는 이 작품을 장지에 석채로 작업..

〔KIM IN SUK〕서양화 김인숙 작가|폭풍한설 광야 헤매다…비로소 만난 너! (서양화가 김인숙 작가)

나비 한 마리 가뿟 날아갔나, 꽃잎 세세히 흔들리네. 연두색 스카프가 잘 어울린 그대가 왜 생각났는지 몰라. 아직 녹지 않은 눈 언덕을 미끄러지듯 달려와 털옷을 벗어 입혀주며 ‘보기보다 자그만하군’이라던 당신. 들꽃에 홀려 너무 멀리 왔나. 바위아래 휘황찬란한 연분홍 꽃 한 송..

〔JUN KYUNG HO〕 화가 전경호| 가슴으로 담아낸 삶의 본바탕 (서양화, 서양화가 전경호, 전경호 작가)

194×112cm, 2008 나목(裸木)들이 무리지어 서서 저기 아래 강과 들길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기차를 물끄러미 바라다보고 있었다. 새벽안개 물감처럼 자욱하게 번지다 어디선가 바람 한 줄기 휘익 몰아치면, 드넓게 펼쳐진 들녘사이 나지막한 집들이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냈다. 화..

서양화가 김태영(Arist, KIM TAE YOUNG)|따뜻한 정경, 참 대견스러운 꽃(화가 김태영,김태영,김태영 작가)

시장기 느낀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저마다 가을꽃이며 밤을 주워 킥킥거리면서 마을로 내려오고 있었다. 노란 감국(甘菊)들은 오솔길을 수놓고 저녁으로 물들어가는 나지막한 산 허리춤엔 가늘게 드리운 햇살이 얕은 개울을 건너 들녘으로 번져갔다. 솜이불처럼 소복하게 쌓인 낙엽을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