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와 평면 검정에 드러나는 색 “작업을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언어이다. 나의 작업은 높음 낮음으로 형성되어가는 철저한 평면의 추구이다. 내 작업의 과정은 캐어내고 채집하는 것이다.” 정상화(1932-)작가는 1957년 서울대 미대 졸업 후 전후(戰後)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를 어떻게 화폭에 담을 수 있을지 주목한다. 강렬한 몸짓으로 역동적인 화면을 구사하고, 물감을 던지고 뭉개버림으로써 전후1세대 청년 작가로서의 뜨거운 에너지를 표출하는데 1953~68년까지 추상실험시기이다. “전쟁을 겪은 우리에게 ‘폐허‘라는 것, 폭격을 맞아서 전부 허물어진 상황, 요철이 올라왔던 상황이 전부 다 가라않아 없어져 버린 상황, 완전히 평면화가 돼 버린 상황, 이런 것들이 저에게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어요. 있던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