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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1. 3. 18. 16:18

서울, 한강을 걷다. 2010

 

 

한강10-글로컬 정신의 시각문화학

 

“시각은 흔히 다른 감각들보다 정확성과 객관성이 뛰어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눈으로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시신경의 작용으로만 환원될 수 없는 문화적 현상이다.”<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마리우스 리멜레·베른트 슈티글러 지음, 문화학연구회 옮김, 글항아리刊>

 

 

 

=「2010-2020 서울, 한강을 걷다」 10주년기념 작품집표지

 

최근 이현권_2010-2020 서울, 한강을 걷다(Hyunkwon Lee_WALKING ALONG THE HAN RIVER 2010-2020)’10주년기념 사진작품집이 발간, 주목받고 있다. 물처럼 바람처럼 천변만화하는 서울의 젖줄 한강풍경을 10년간 발품을 팔아 독자적 작품세계의 행보를 보여주는 결실이다.

 

작품엔 작은 나무들이 훌쩍 커 한강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리역사 속 한강의 흔적과 긴장감으로 팽팽한 도시의 일상이라는 현재성으로 교체된 풍경이 공존한다. 고층빌딩의 화려한 디지털미디어스크린과 현대미술의 확장 미디어파사드, 인공적인 것과 환경문제 등의 문화지체(cultural lag)도 드러난다. 그런가하면 물줄기를 따라 디자인된 서울시민의 공동체적 공간이 다양한 이미지의 풍광으로 담겨있기도 하다.

 

 

 

서울, 한강을 걷다. 2010

 

 

◇소통과 확장 국제도시 서울한강

작품집은 단순히 연대기적구성이 아니다. 지구촌문명들이 한국적인 것으로 녹아드는 혼성패러다임의 시각문화학(Visual Culture Studies)적 관점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리즘시대 소통과 확장으로서 글로컬(Glocal)정신을 함의 한 국제도시 서울한강의 세계화를 사진기호를 통해 펼쳐 보인다는 것에 작가의 통찰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이현권 작가는 사람과 한강을 결합하는 정신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담론을 줄곧 모색해 왔다. ‘서울, 한강을 걷다연작을 통한 지속적 탐구의 무수한 작품들엔 다의적 해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인지심리적시각성(視覺性)을 나타내는 경향이 도드라지는데 이는 이현권 작가가 무의식 연구에 천착해 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는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사진작가 이현권. 작가제공

 

 

이현권 작가는 나는 걷고, 또 걸었다. 늘 익숙하고 반복된 공간이지만 나에게는 새로움의 틈이 열려져 있었다. 그 틈은 문명의 옷을 벗고 맨몸으로 자연과 인간을 맞이할 때만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비록 역사적 시간은 나를 미세한 으로 만들지만, 길가 무명의 풀섶이 부르는 향기로운 노래처럼 나는 앞으로도 감사한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 사진 만큼은 존재로서의 시간이기 때문이다.”라고 메모했다.

 

한편 작가는 갤러리 인사아트, 팔레드 서울 갤러리, 유나이티드 갤러리, 갤러리 그림손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이번 사진작품집엔 엄선한 104점을 수록했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이코노믹리뷰 20213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