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료지 코이에(こいえ りょうじ, 鯉江良二)선생은 일찍부터 일본 전통도예의 실용성을 지니는 기형을 탈피하여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오브제 도자를 선도해왔다. 그의 작품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무정형의 형태와 즉흥성을 띠는 색감과 다듬어지지 않은 질감 등은 한눈에 20세기 중반 서양을 주도했던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영향을 떠올리게 한다. 뒤틀린 형태와 갈라진 틈새, 특유의 초록과 갈색의 붓 터치와 흘림 자국이 교차하여 이루어진 선생의 작품들은 그릇의 모양새를 기본 틀로 하되 역동감과 호방함, 강인함을 내뿜는 추상 조형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찻잔 하나에서조차 무한한 자유와 넘치는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원동력은 흙과 일체하여 생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선생의 삶에 대한 태도, 거침없는 자신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