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저 불꽃 되는 정적의 시간 “우리는 순수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란히, 길들을 따라가며, 우리는 손과 손을 마주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중략)이어, 우리는 이끼 위에 스러졌다. 썩 멀리, 그 속삭이는 친밀한 숲의 다정한 그늘 속에, 단둘이서. 그리고 저 높이, 가없는 빛 속에서, 우리는 울고 있는 서로를 깨달았다. 오, 내 친애하는 침묵의 벗이여!” 아련한 기억을 안고 나뭇잎 하나 허공을 날아간다. 산을 넘어가는 아스라한 노을의 파편들이 세상으로 퍼져 나가며 가벼운 손짓을 보냈다. 어디선가 씨앗 하나가 소리도 없이 강물에 낙하한다. 머나먼 여정으로 이곳까지 날아 온, 눈처럼 새하얗게 망울진 생명체들. 물은 그 작디작은 파동(波動)으로 대지에 옮겨 놓곤 했다. 포근한 솜이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