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갤러리 이즈]서양화가 서경자 개인전,Meditation(명상),서경자 작가,ARTIST SUH KYOUNG JA[권동철의 갤러리]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2. 12. 15:28

Meditation(명상), 72.7×50㎝(each) Acrylic on canvas, 2022

 

생명 저 불꽃 되는 정적의 시간

 

 

“우리는 순수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란히, 길들을 따라가며, 우리는 손과 손을 마주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중략)이어, 우리는 이끼 위에 스러졌다. 썩 멀리, 그 속삭이는 친밀한 숲의 다정한 그늘 속에, 단둘이서. 그리고 저 높이, 가없는 빛 속에서, 우리는 울고 있는 서로를 깨달았다. 오, 내 친애하는 침묵의 벗이여!”<정다운 숲, 발레리 선집, 폴 발레리(Paul Valery)지음, 박은수 옮김, 을유문화사刊>

 

 

60.6&times;90.9㎝

 

아련한 기억을 안고 나뭇잎 하나 허공을 날아간다. 산을 넘어가는 아스라한 노을의 파편들이 세상으로 퍼져 나가며 가벼운 손짓을 보냈다. 어디선가 씨앗 하나가 소리도 없이 강물에 낙하한다. 머나먼 여정으로 이곳까지 날아 온, 눈처럼 새하얗게 망울진 생명체들.

 

물은 그 작디작은 파동(波動)으로 대지에 옮겨 놓곤 했다. 포근한 솜이불처럼 어둠 내린다. 산 봉오리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듯 철새 한 마리가 분주한 귀가를 서둘렀다. 희망과 기다림의 운율처럼 한낮 먼지 날리던 길은 언제나 더 넓게 제 품을 열어 놓곤 했다.

 

 

 

90.9&times;60.6㎝, 2022.

 

은빛 별들이 반짝일 때마다 파란물감을 뿌려놓은 캔버스처럼 밤하늘은 더욱 투명해졌다. 어디선가 풍성하게 솜사탕을 실은 돛단배처럼 구름 한 덩이가 천천히 지나간다. 풍문(風聞)처럼 별들은 가려지고 숨바꼭질하듯 재잘거리는 그 별들은 또 다시 푸른 밤하늘을 수놓았다. 깊은 밤.

 

초승달은 소요(逍遙)의 시간을 거닐 듯, 빈 들판에 긴 그림자로 서 있는 아름드리 회화나무 가지 끝을 서성였다.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달과 나무사이로 바람은 부지런히 마음실어 나른다. 그렇게 계절은 다시 또 오는 것인가.

 

 

 

여류중견화가 서경자. 작가제공.

 

세월은 흐른다. 물이 흐르듯 마음이 스치듯 세월은 흐른다. 하늘의 구름이 떠가듯 가슴깊이 울리는 소리에 따라가듯 그랬으면 좋겠다. 연꽃 씨앗만이 연꽃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그 평범한 진리의 깊이 안에서!<작가노트>”

 

한편 서경자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판화과 졸업했다. 2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북경,2005), 3회 중국베이징비엔날레(2008,북경올림픽 초대작가)이다.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9아트스페이스(베이징798), 상해문화원(중국), 성남아트센터, 선화랑 등에서 28회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Meditation(명상)’개인전은 서울 인사동길, ‘갤러리 이즈에서 216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권동철=211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