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141

[1974~2022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36)]서양화가 이창남,구상화가 이창남‥‘화가의 실내’,이창남 작가,Artist Lee Chang nam,어맬거 아말감 amalgam,미적직감(aesthetic intuition)[TONG-IN Gallery Seoul]

금호동 고갯길 위 옥탑 작업실의 첫인상은 치열함이다. 탁자에 늘어선 정물, 손때 묻은 화구, 벽에 걸린 조명 도구, 여기 저기 화가의 흔적이 가득하다. 섬세하고 정갈한 작품들이 밝게 맞이한다. 화가 이창남은 유화, 수채, 연필, 목탄 등 전통적인 재료로 사물(object)을 그린다. 그의 작업은 누가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오래된 실내의 벽이나 마루바닥, 그리고 화가의 정물들 …. 이러한 낯설지 않은 사물들이 나에겐 중요한 소재들 중 하나다.” 이창남은 눈앞에 펼쳐진 것을 화면에 그린다. 자세히 보면 사물과 배경은 끈적하게 어우러져 아말감(amalgam)처럼 녹아 있고 변화의 흔적들이 많다. 이창남은 사물을 그린다. 그에게 명료한 명제가 있다. “어떤 것보다 내 앞의 것을 그린다. 관념을 그리지..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3)]채용신·이도영·김은호·나혜석·백남순,칠조어진(七祖御眞),석강(石江),서화미술회화과(畵科),간성(看星),화령전작약(華寜殿芍藥), [MMCA Lee Kun-hee ..

◇초상화가 채용신(1850~1941) 채용신은 태조 어진을 제작하는 주관화사로 1900년에 발탁되었고, 이 해에 경운궁 화재로 소실된 칠조어진(七祖御眞)의 모사에 참여했다. ‘석강실기(石江實記)’에는 그가 고종의 어진을 그리면서 석강(石江)이라는 호를 하사받았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평생 이를 영광스럽게 기억했다고 한다. ‘노부인초상’은 1932년 만년기에 그린 작품으로 여성 초상화의 드문 예이다. 옷 주름과 얼굴과 목의 경계에는 명암을 넣어 서양화 기법을 보여주는가 하면, 수많은 극세선으로 얼굴의 요철, 원근, 명암을 표현한 것은 어진화사였지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자 했던 채용신의 초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전통 초상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손도 여러 지물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1974~2022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 외국작가(5)]Masamichi Yoshikawa,도예가 마사미치 요시카와,花俑,kayoh[TONG-IN Gallery]

통인화랑에서 2003년, 2014년 두 차례 전시를 가진 마사미치 요시카와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도예가로 평가받고 있다. 요시카와는 작업 내부는 칼을 사용하여 기하학적이며 평면에 대한 공간을 만들고, 외부는 역으로 적당히 손의 흔적을 남겨 내부의 기하학적인 공간을 강조한다. 내부와 외부의 대비적 관계 속에서 요시카와의 ‘상자적 형태’가 성립된다. 게다가 내부에 할당된 청백자의 유약의 상태가 그 공간의 성질의 판이함을 강조하며 명확하게 한다. 청백자의 유약을 두껍게 입혀 그 유약의 농담으로 인해 면의 미묘한 각도 차이가 명료하게 부각되어 일견 ‘평면’이면서도 깊이 있는 형태가 성립된다. 요시카와의 작품에 나타나는 청백자라고 하는 것은 수면과 같은 유연함과 높은 가을하늘과 같은 표면상의 이미지만의 아름다움..

[1974~2021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35)]화가 김형관,KIM HYUNG GWAN,BRUSH PAST,김형관 작가,TONG-IN Gallery Seoul [김형관 한글프로필]

‘건축함’ 그 회화 언어의 물음들 김형관 작가는 집-공간-거주의 경험으로 감지해온 삶의 깨달음을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는 화가이다. 그가 작업에서 주목한 것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건축이 아니며 정서적 거주의 상태로서의 건축도 아니다. 여기서 짚어 나가야 할 것은 바로 회화에서 다뤄질 건축의 본질, 즉 ‘건축함’에 대한 것이다. 현실에서 기하학적 형태는 공간의 질서를 간결하게 표명하나, 회화에서의 단순함은 오히려 현실에서 규명될 수 없는 추상적 세계를 담아 보인다. 여기에는 불가능한 다면체 공간, 질서 밖의 공간, 사물의 공간성과 단순화되지 않는 여러 공간의 가능성이 실험된다. 그가 상상해 왔던 공간의 형태는 실제로 살아가면서 실패한 공간, 혹은 불가능한 공간으로 사라졌을 터인데, 이 실현되지 않은 공간이 ..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1)]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청전화숙(靑田畵塾),서화미술회(書畵美術會),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심산 노수현(心汕 盧壽鉉)[MMCA Lee Kun-hee Collection Mas..

세기의 기증 ‘이건희컬렉션 한국미술명작’이 지난해 7월21일부터 올해 3월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주요작가와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한국미술명작’도록에 수록된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1897~1972)은 서화미술회(書畵美術會)출신이다. 심산 노수현(心汕 盧壽鉉,1899~1978)과 함께 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1861~1919)의 ‘심전(心田)’에서 한자씩 가져와 ‘청전(靑田)’과 ‘심산(心)’이라는 호를 각각 하사받을 정도로 사랑받았다. 일제강점기 스타작가로 ‘조선미술전람회’ 관전풍 산수화를 주도하였으며, 1933년 설립한 청전화숙(靑田畵塾)에서 후학을 양성하였..

[1974~2021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 외국작가(2)]Gundi Dietz,도예가 군디 디에츠,Ceramic Artist Gundi Dietz[TONG-IN Gallery-South Korea: 2005년]

군디 디에츠(Gundi Dietz)가 빚은 수없이 많은 여성의 이미지들은 옷을 그 어떤 것도 선정적인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때로 동물의 형태가 인체의 모습 위에 교차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생소하지만 익살과 친근감을 전해준다. 이는 작가가 여성성 또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동물의 외피보다 작가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지니는 생명체로서의 잠재의식과 내재된 모습들을 아무런 편견 없이 자유롭게 형상화한 후 세부적인 묘사에 들어간다. 매끄러운 부분과 거친 부분, 반짝거리는 곳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세심하게 계획한 후 조상(造像)위에 바늘로 드로잉 자국을 낸다. 이 과정을 통해 조상은 특징적인 이미지를 부여받으며, 비로소 고유한 내면 세계를 지닐 준비를 마치게 된다. 최종적으로 1460℃ 가마 속에서 꺼내지는..

[1974~2021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 외국작가(3)]JEAN-FRANCOIS FOUILHOUX,프랑스 도예가 장-프랑수와 후이유[TONG-IN Gallery/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프랑스인 도예가 장 프랑수와 후이유(Jean-Francois Fouilhoux)의 청자전이 오는 6월 14일부터 26일까지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선보인다. 후이유는 지난 25여 년간 갖가지 석재를 혼합하여 다양한 소성법으로 청자의 빛깔을 실험하고 연구하는 데 온갖 노력을 해 왔다. 세찬 파도를 떠올리게 하는 거칠고 강한 동세의 조형과 잔잔한 호수를 연상시키는 깊이감 있는 푸른 광채의 매끈한 표면처리는 서로 대조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의 작품 전반에 나타나 보이는 청자 특유의 다채로운 빛깔과 우연적이고 자연적인 형상은 감성을 자극하는 한편, 흙을 능숙히 다루어 내외부의 경계를 흩뜨린 듯 한 표현법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Jean-Francois Fouilhoux(도예가 장-프랑수와..

[화가탐구-단색화가 최명영 2-⑧]최명영 어록,明正語錄(명정어록),치바 시게오(千葉成夫),김용대 대구시립미술관 관장,‘修行수행과 十方시방:김정희-윤형근-최명영’展, gonggan purple(공간퍼플..

[화가탐구-단색화가 최명영 2-⑧]단색화 ‘평면조건’‥융합정신화의 공간, 명정어록[2015~현재] “최명영이 보여주는 많은 수직·수평의 브러쉬 스트록(Brush Stroke)이 만들어낸 모노크롬의 화면은 과정을 통해서 나타난 평면화된 지층이며 몸을 드리는 수행성이다. 추사체(秋史體)가 평면 위에 다양한 의미를 지닌 시방의 세계라고 한다면, 최명영의 작업은 반복과 수행 속에서 시방적 층위를 이루고 있는 비(非)이미지의 회화이며 끝없는 질문으로서 철학적 행위이다.” 2015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명영 ‘평면조건(Conditional Planes,平面條件)’은 평면(素地)의 바탕을 드러내는 선택과 변화를 수반한다. 반복의 연속으로 평면과 질료, 행위의 반복을 통한 화학적 융합(融合)은 정신화의 공간으로 ..

[Ahn Seok Joon]화가 안석준,安碩俊,안석준 작가,수묵화,펜 담채화(PEN-淡彩畵),통인화랑,부용정(芙蓉亭),연경당(演慶堂),설악울산바위,삼각산 향로봉(三角山 香盧峰),[TONG-IN Gallery]

섬세한 수묵의 필치와 담채의 조화 [1974~2021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33)]화가 안석준‥수묵화와 펜 담채화(PEN-淡彩畵) [TONG-IN Gallery Seoul]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 그 눈으로 자연을 응시하고 있는 안석준 작가는 온화하고 섬세한 수묵의 필치와 담채의 조화를 통해 삶의 언저리에 둘러쳐진 자연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여유와 안정된 분위기로 연출해 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연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보다는 그저 자신이 체험해 온 대화의 내용에 애정을 갖고 소탈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이다. 안석준 작가 그림을 보면 욕심 없이 그려진 군더더기가 없는 소박한 작가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다.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음미 속에서 그는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잃어버린 우리의 체온..

[PIET STOCKMANS]도예가 피엣 스탁만,Ceramic Artist PIET STOCKMANS,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陶藝家[TONG-IN Gallery: 2006, 2009년]

[1974~2021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 외국작가(1)] Piet Stockmans [TONG-IN Gallery: 2006, 2009년] Piet Stockmans is a very prolific artist. Ceramics is in itself already an art os limitations, imposed by the onerous and lengthy technical processes involved. But Stockmans has chosen to take this a step further and to make his boundaries even narrower and more restrictive than the average ceramist, in the ch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