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2020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22)]정헌조‥사유와 명상의 공간 내 그림의 여백은 비워져 있지만 채워진, 그려진 이미지와 서로 조응하는 다른 모습의 그려진 이미지이다. 나의 드로잉에는 흑연으로 그려진 이미지와, 부조처럼 화면위로 튀어나온 요철(embossment)이 있다. 이 요철은 빛에 의해서 그러데이션(gradation) 음영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음영과 흑연으로 그려진 이미지 사이에는 여백이 있다. 이 여백은 마치 동양화에서처럼 비어있지만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대상을 그리고 남겨진 동양화의 여백과는 다르게 나의 드로잉의 여백은 화면 바깥으로 흐르지 않는다. 화면의 중심에 놓여있는 여백은 그려진 이미지와 더불어 사유와 명상의 공간이 된다. 이 여백은 한 줄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