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화가탐방 83

[권동철의 화가탐방]단색화가 신기옥①‥전주북중학교 본관 1958년, 전주고등학교 3.1절 가장행렬 1958년, Shin Ki Ock Dansaekhwa: Korean Monochrome Painter, 신기옥 작가, 신기옥 화백, 신기옥 미술가, 단색화 신기옥.

나는 전주북중학교(33회)와 전주고등학교(36회)를 졸업했다. 고3학년 때 전주 시내를 3.1절 가장행렬을 했으며 돌아와서 교정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나는 이 행사의 연출을 담당했다. 이 사진에 담겨진 인물들 중 앞줄 중앙에 나의 미술스승이셨던 벽천(碧川) 나상목(羅相沐,1924~1999)선생, 그 옆 안경 쓰신 분이 체육교사였던 홍기표 선생 등 행사를 지도해 주신 교사들도 함께했다. 나는 맨 오른쪽 서 있는 줄 두 번째 교복을 입고 있다.  학생들 뒤편에 있는 건물은 전주북중학교 본관으로 1958년 3월1일이 촬영 날짜가 된다. 한편 나는 훗날 2007~2009년까지 3년간 전주고등학교 36회 동문회장을 역임했다. 이 시기 고교졸업 50주년 행사인 ‘HOME COMING’대회행사를 무사히 마쳤고 모교에..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⑥‥한민자 석도륜(寒眠子 昔度輪),논객 석도륜,대구 봉성갤러리 개인전,1995년,뢰차 Roe Cha,조향숙 작가,Jo Hyang Sook[공산예원(空山藝院) 이남석(李南石)]

“뢰차 동인들이 대구 봉성갤러리에서 열린 석도륜 선생 전시장에 함께 갔었다. 오픈 초대일 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작품 옆에 각기 다른 이름들이 붙어 있었다. ‘선생님 작품인데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오픈하기 전 판매완료 된 작품구매자들의 이름이었다.1)” 寒眠子 昔度輪-달구벌 사람들과의 만남展                                                                                                                                                            글=이남석(李南石) 寒眠子 昔度輪은 1947년 겨울 伽倻山 海印寺 白蓮巖 禪院으로 들어갔었다. 諸方禪院을 거쳐 1958년 山中..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⑤‥출세간(出世間)의 열반경지[뢰차 정신,RoeCha,불교미술,석도륜,조향숙,조향숙작가,JoHyangSook]

“2000년대 즈음, 석도륜 선생님 작업실은 서울돈암동사거리에 있었던 토마스병원 자리였다. 나와 뢰차(RoeCha)동인 그리고 선생님께 강의를 듣고 싶어 하던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매주 화요일에 모여 사서오경을 강의 들었다.1)”  본시 불교의 외호가(外護家)인 ‘아쇼카(쿠씨아나왕조)’의 세력권이던 중-남부 인도의 불교미술은 뒤이어 ‘굽타 왕조(AD 4C~7C)’에 이르러 드디어 불교미술의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굽타 왕조의 ‘그리스-간다라’풍의 전형미(典型美)에다 ‘인더스’풍의 우미(優美)를 가중시킨 그 대표적 작례인 ‘아잔타’석굴벽화가 제6세기에 우덴(于閴)-로란(樓蘭)-서하(西夏)-돈황(敦煌) 등 서역을 거쳐 중국(唐)에 이르렀다가 우리의 고구려-백제-옛 신라-통일 신라를 자극하고 휩쓸은 나머지 ..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④‥불교미술과 조상(造像)[뢰차(Roe Cha),불교미술,서급(西汲)조향숙,조향숙 작가,Jo Hyang Sook,논객 석도륜(昔度輪)]

“스승 석도륜은 뢰차(Roe Cha) 회원들에게 풀 섶 돌무더기에 자라나는 풀같이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씀했다. 명예를 탐하는 곳에는 기웃거리지 말고 너희 자신들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으라고 가르쳤다.1)”  기독교 미술이라고 하기 보다는 성화(聖畫)라고 하듯이, 불교미술이기 보다는 ‘조상(造像)’이라야 옳다. 독일의 유물적인 명구로서 불화를 ‘불교문화재’로 부르면서 그 누구도 이의를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홑으로, ‘불교문화재’ 그것으로 끝내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그 이상인 것이다. 서양에서 제 4세기 경 로마의 효교가인 락텐듀스가 라틴어의 릴리전(宗敎)을 정의하기를 ‘종교란 신(神)과 사람(人)과의 인격적 관계이다’라고 했듯이, 서양의 종교는 반드시..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③‥대중과 함께하는 불화[불교미술,논객 석도륜(昔度輪),서급(西汲)조향숙,조향숙 작가,Jo Hyang Sook]

“석도륜 선생은 나에게 ‘전통불교의 도상을 예술작품으로 해석해서 표현하라’고 가르쳤다.1)” 근자, 국어학에 대한 울연(鬱然)하였던 학식축적(學殖蓄積)을 정기(精忌)한 범용한 학인들의 오해로 한문이란 이름의 국학고전이 무자비스레 도륙(屠戮)되어지고 인멸(湮滅)되어지려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한심스러움은 독서 없는 사람들에 의한 한자계(漢字係) 언문(言文)의 혼란기술(混乱記述)이다.  한자비근(漢字批斤)의 미망(迷妄)은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허물이지만 대학(大學)에 있어서 한자 추방을 틈타서 한자장인의 오류(誤謬)는 실로 어찌해볼 도리 없는 노릇이다.  고전, 고대학(古代學)속에 비로소 있게 되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말 굳이 붙이는 까닭은 비록 그림 한 장 제대로 독화(讀畫)하며 그리다 말고 사라져가..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②‥유(遊)의 세계[전각(篆刻) 석도륜,논객 석도륜(昔度輪),서급(西汲) 조향숙,조향숙 작가,Jo Hyang Sook]

“나의 명호(名號) ‘서급(西汲)’으로 지어주신 분이 석도륜 선생이다. 1986년 첫 개인전을 앞두고였다. 스승께서  “시방정토(十方淨土) 세계로 속히 다다르라”고 말씀하시면서 낙관(落款)을 제작해 주셨는데 현재까지 그 낙관을 쓰고 있다.1) ”  하늘에는 바람의 속사정 흙속에는 물과 돌의 속사정 사람의 가슴속에는 사람마다의 신구의(身口意), 속사정이 있는 법. 1960년대에 면상인(面相認)하였던 여성제자 하나가 8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적극종사(積極從師)한다함은 또한 무엇을 뜻함인가.  물론 나에게는 대단한 고전도 없고 황금이나 석유도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고전적 지성도 역사적 자유도 못 지닌 채 있음이라고는 변증법적 통속의 미훈혼돈원시적(微醺混沌原始的) 주취(酒趣)로 거의 피곡장취(辟穀長酔)인 ..

[권동철의 화가탐방]화가 조향숙①‥석도륜 선생과의 만남과 지도[서급당 조향숙,西級堂 趙香淑,논객 석도륜, 昔度輪, 조향숙 작가, Jo Hyang Sook]

석도륜 선생은 1970년 불암사 수련회 때 학생들에게 한국사찰현판과 주련, 한국전통불교미술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당시 감명을 받았던 조향숙은 대학원논문(韓國佛畵硏究) 지도교수로 만남을 이어갔다. 조향숙은 1969년부터 사제의 인연이 되어 사물을 보는 시각, 예술가로서의 태도 등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에도 매주 화요일, 금요일 정기적인 모임으로 불경을 비롯해서 사서삼경 강의와 서예 및 불화지도를 받았다. 2011년 6월16일 석도륜 선생이 타계할 때까지 사제의 인연이 이어졌다. 이 글을 석도륜 선생님이 육필원고로 써 주셨는데 조향숙 첫 개인전 도록에 수록하게 되었다. 개인전을 위해 친히 써 주신 글이다.1)” 미술공부와 고전 [글=석도륜] “미술(美術)에 관한 공부는 우선 고전(古典..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⑦‥주역(周易) 팔괘(八卦), 음양, 동양의 우주관, 한묵 화백, 2020~2024년[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이 시기 나의 작품은 주역(周易)의 64괘에서 변형시킨 것이다.1)” “2003년경에서 현재의 이태현 작품들은 혼돈을 벗어나 질서에 도달하는 오랜 역정을 반영하고 있다. 혼돈과 질서의 대비적 국면은 사라지고 화면은 이제 어떤 요지부동의 세계로 진입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던 유동하는 공간과 이 위에 일정한 질서의 의지로서 부표를 설정하였던 바로 직전의 작품들과 연계해서 본다면 유동하는 우주공간이 기호로서 질서화 되고 있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왔던 화면의 질서가 다름 아닌 동양인의 우주관, 동양인의 인생관으로 귀의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2)” “토막진 검은 선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화면 전체를 덮어가는 구조는 벽돌장을 빼곡히 쌓아올린 형국이다. 토막의 검은..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⑥-2‥‘마블링’시리즈 1995~2002년, Conflict and Harmony,오광수 미술평론[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나는 마블링을 자연으로 본 것이다. 그 다음 막대를 인공으로 본 것이다. 자연과 인공의 대비인 것이다.1)” 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 It is often understood that Lee created the contention and harmony between the random and the planned. His work is overflowing with visual attractions created by the conflicting situations between intentions and chances, and the mechanical and the natural. On the other hand, the confl..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⑥-1‥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마블링’시리즈, 1995~2002년[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나는 마블링을 자연으로 본 것이다. 그 다음 막대를 인공으로 본 것이다. 자연과 인공의 대비인 것이다.1)” Conflict and Harmony: Latest Works of Lee Tae Hyun The beginning of Lee Tae Hyun's artistic carrier coincided with the most chaotic transitional period in Korean modern art history. His art in other words started when the new generation artists challenged the major trend in the art world focused on naturalism. The sense of challeng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