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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의 갤러리]한국화가 허진,허진 작가,허진 미술가,허진 화백,허진 교수,許塡, HURJIN,시각문화학(Visual Culture),운림산방(雲林山房),소치 허련(小痴 許鍊,미산 허형(米山 許瀅),남농 허건(南..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11. 11. 20:18

전시작품 속에서 포즈를 취한 허진 화백. 사진=권동철

 

과학과 문명 부유하는 인간

 

“우리가 존재론적 수준을 이동할 때, 즉 이항대립적 체계가 통제하는 몰적인 수준에서 미세한 요소들이 범람하는 분자적인 수준으로 이행할 때 우리는 코드의 세계에서 기호의 우주로 들어가게 된다.1)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허진 작가 작품은 자연과 인간이 다른 존재라는 타자시선이 아니라 공생공존의 인식대상으로 접근한다. 그 탐구의 관점을 동시대적 시각에서 독창적 미학으로 풀어내는 연작들이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유목동물+인간-문명등이다.

 

그가 나의 작품은 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라고 말 한 것은 인간내면에 존재하는 자연성(naturalness)에 대한 성찰(省察)을 알리는 외침으로 비쳐진다. 그래서 허진은 과학과 문명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라는 거대담론의 틀에서 다양한 형상들의 변증(辨證)을 통해 원초성에 대한 미메시스(mimesis)적 경험이라는 상상력을 관람자에게 제공한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화면의 자동차, 면도기, 드라이기 등과 직립이 아니라 거꾸로 가기도 하고 비뚤어져 있기도 한, 방향타를 잃어버린 부유(浮游)하는 인간의 군상들은 궁극으로 문명과 현대인의 삶 그리고 정신화의 문제를 화두로 던져 놓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작가는 종족생존을 위해 끝없이 이동했던 인간의 역사를 상기시키듯, 오늘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의 유목적인 삶의 여정처럼, 개별 존재자들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상화하고 있는 점묘(點描)의 연속성을 통해 이미지와 관련짓는다. 언뜻 경계가 없고 무한변화의 자유로운 군집(群集)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너머 자연성의 파괴와 매우 의미 있는 가치들을 상실한 표류(漂流)하는 생명들의 공간임을 시사한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자연 그 자체는 옛날 사람이 믿었던 것처럼 선한 것도 아니고 신낭만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고귀한 것도 아니다. 자연을 어떤 목표나 모범으로 삼으려 할 경우 그러한 자연은 ()정신이며 허위며 야수성이다. ‘인식된 자연이 될 때 자연은 평화에 대한 살아있는 사람들의 염원이 되고 파시스트적인 지도자나 집합성에 대한 결연한 저항의식을 고취하게 될 것이다. 2)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치유와 공존의 天人合一

동물과 인간, 치유와 공존의 삶이 다층적으로 얽혀진 시각문화학(Visual Culture)적 화폭 어딘가 진정한 에고(ego)를 찾아 떠나는 존재자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허진 화업의 인간탐구엔 저 유가(儒家)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을 떠올리게 하는 동양학적 사유가 저변에 흐른다. 그것이 자연계를 대하는 허진 미술가 화론(畫論)이기도 하다.

 

程子(伊川)가 말씀하였다. “鬼神 天地功用이요, 造化의 자취이다.” 張子가 말씀하였다. “鬼神·두 기운의 良能이다.” (朱子)가 생각하건대 두 기운으로써 말하면 이고 이며, 한 기운으로써 말하면 이르러 펴짐은 이 되고 돌아가 되돌아감은 가 되니, 그 실제는 한 물건일 뿐이다. 爲德性情, 功效라는 말과 같다.3)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허진(許塡, HURJIN)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 허련(小痴 許鍊,1808~1893)이 말년에 기거하던 화실의 당호로서 일명 운림각(雲林閣)이라고도 한다. 소치는 32세에 초의선사(草衣禪師)의 소개로 서화가이자 조선의 금석학(金石學)을 학문의 반열로 끌어올린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의 제자가 된다.

 

소치의 넷째 아들이 목포의 최초화가 미산 허형(米山 許瀅,1862~1938)이다. 또 그의 4남인 남농 허건(南農 許楗,1908~1987)은 운림산방을 복원한 호남 전통화파의 상징적 고봉이다.

 

허진 미술가(1962~)는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의 고조손이며 근대 남화의 대가인 남농 허건의 장손으로 운림산방 화맥을 5대째 이어 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금호미술관, 예술의전당미술관, 금산갤러리, 노무라미술관(교토), 월전미술관, 통인화랑, 동덕아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32회째 허진-뫼비우스적 노마드(Möbius Nomad)’초대전은 1026일 오픈하여 1115일까지 서울종로구 삼청동 소재, 베카 갤러리(BEKA Gallery)에서 미술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성황리 전시 중이다.

 

#참고문헌

1)들뢰즈(Gilles Deleuze)-괴물의 사유, 이찬웅 지음, 이학사.

2)계몽의 변증법, Th.w.아도르노, M.호크하이머 , 김유동 옮김, 문학과 지성사.

3)大學中庸集註(대학·중용집주), 成百曉(성백효) 譯註(역주), 傳統文化研究會 刊.

 

=권동철, 117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