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서정인(John Suh)
“모든 예술분야의 가장 흥미 있는 소재가 인간입니다. 인물화를 그리는 이 분야를 저는 즐기고 있어요. 그러나 인물화를 그리는 것이 어느 것보다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가장 높은 수준을 공부하다 보면 주변의 물체를 표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한데 늘 주변의 인물들을 관찰할 기회가 있어서 좋습니다. 단 한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지요.”
지난 2일 전시 오픈하여 오는 30일까지 경기도 양평현대그룹 종합연수원 '블룸비스타(BloomVista)‘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는 서양화가 서정인 화백을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만났다. 전시 중임에도 한걸음에 달려와 인터뷰에 응해주었고 그의 예술세계와 일상의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이번 전시와 인물화의 관계성에 대해 물었다. 화백은 “특별한 테마 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인상 깊었던 경험을 캔버스에 생생하게 재연하려 했는데 예를 들어 파리나 뉴욕에서 접했던 장면들을 그 동안 배운 유화의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사용하는 화법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여러 세기 동안 전수되어 온 사실화의 전통입니다. 17~18세기를 통해 유화기법이 발달되었고 19세기에 인상파의 출현으로 색과 빛에 대한 이해가 더 새로워졌지요.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은 사진과 비슷하지만 표현방식은 인간의 예민한 감성을 통해서 재현하는 것이 다르지요. 특히 인물화에서는 인체의 해부학과 피부에 나타난 혈관분포 그리고 중후함 등을 고려해야 하지요. 물론 구도나 작가의 스타일도 중요합니다.”
그는 자신의 인물화를 받은 많은 분들이 기뻐하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다고 했다. “미국의 유명한 의과대학장과 세계적인 기업의 CEO께서 자신의 인물화를 보고 눈물을 글썽거리셨다고 전합니다. 이번 블룸비스타 전시회에서도 관람객들이 매우 기뻐합니다. 제가 무슨 다른 재주로 관객에게 감동시킬 수 있겠습니까.”
▲룩셈부르그 공원의 햇살(The Sunlight of the Luxembourg Garden), 72.7×53.3㎝ 캔버스에 유채, 2014. 화백은 “몇 년 전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도심 한 중간에 있는 룩셈부르그 정원에서 점심시간에 파리지앵들이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재현해 보았다”라고 했다. 인물들의 드로잉은 물론이고 색의 온도, 에지(Edge)의 컨트롤(Control)을 사용하여 입체감이 나도록 하였다.
서정인 화백은 △1981~1983년=미국 헤이스팅스 칼리지(Hastings College)에서 미술사, 색채이론, 드로잉, 판화, 영문학을 배웠다. 1983년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디자인(National Academy of Design)에서 학업 했는데 특히 이곳은 1825년 설립 후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와 윌름 드 쿠닝(Willem de Kooning) 같은 유명한 화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1983년~1987년=아트 스튜던트 리그 오브 뉴욕(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에서 약 4년 넘게 모델을 보며 인물화 수업을 받았다. 또한 회화를 사용한 일러스트레이션(삽화)에 대한 훈련도 받았다. 4년 내내 전액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녔으며 인물화와 일러스트레이션 일로 생활비를 조달했다.
“재학 중이었던 1984년에는 평소에 저의 작품을 좋게 보시던 원로작가의 추천으로 미국 대통령의 인물화를 의뢰 받았고 그것이 인물화가로서의 생애에 많은 힘을 실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뉴욕삽화가협회(Soceity of Illustrators) 정회원으로 선출되었지요. 그곳의 회원들은 Time, Newsweek, Reader's Digest, National Geographic, New York Times. ABC방송 등의 아트 디렉터들도 포함되지요”라고 밝혔다.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4년 5월16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