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Kim Chung Sik〕한국화가 김충식⑤|겸허한 생의 자세(김충식, 김충식 작가, 화가 김충식, 김충식 화백, 도척면,방도리,金忠植, 설경,雪景)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29. 13:47

 

  

가을바람을 보내며, 136×170한지에 수묵담채, 2003

 

 

 

가을낙엽은 자연현상으로는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이지만 인생행로(人生行路)로 보면 화려한 시절이 지나고 대지위에 눈부심을 내려놓은 겸허한 생()의 자세를 보여준다. 누구나 절정의 생()이 있듯이 낙엽이 되어서도 그 가지에 흐르는 생명의 물줄기는 여전히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다 내려놓았지만 내년에 또 다시 희망의 싹이 나올 것이다. 그 희망은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보는 것이다. 지금, 떨어진 낙엽으로만 보는 이는 그것으로 끝일 것이다. 그러나 희망을 그리는 사람은 내년에 다시 마른가지에서 피어날 경이로운 자연의 생명력을 희망하는 것이다.

 

나는 작품에서 긍정과 부정을 한 화면에 담고자했다. 절망을 볼 수 있고 희망을 볼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것이 필자가 내놓은 작품의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그림이야기 속에 감상자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넉넉한 그림이다.

 

 

 

 

 

    사월의 노래, 35×70, 2004

 

 

 

봄 중에서 가장 화려한 꽃이 벚꽃이다. 주위에 있는 기와집은 오래된 것이고 벚꽃은 지금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에 넣은 것이다. 봄날 절정의 벚꽃 뒤에 세월의 이끼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와집의 서로 상반된 배경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포근한 산사의 하루, 65×24.5, 2003

    

 

 

자연과 인간 그 하나의, 雪景

이 시기 작품은 자연에 감화(感化)하고 자연의 현상에 대해 공부하고 깨달음을 얻는 시기이다. 필자의 설경(雪景) 연작이 완성되던 때이기도 한데 자연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에 대해 표현하던 시기이다.

 

 

 

 

 

    바닷가의 추억, 77.5×69.5, 2005

 

 

 

,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1년이라는 시간과 자연의 흐름을 하나로 연결 짓는데 그런 관계들이 나의 감성으로 들어와 하나의 이야기로 꾸미고자 했다. 시간은 서로 겹쳐지지 않지만 그림에서는 시간이 겹쳐진다.

 

결국 시간이라는 것은 하나인 것이다. 계절도 하나이다. 그런 것을 나누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지만 자연과 인간관계라는 것 역시 결국은 하나이다. 그것이 우주의 섭리인 것이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11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