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세계가 진실로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덩어리의 모습(一合相)일 것인데….1)” 저 무량한 우주질서를 끌어안은 허공중 극사실화 ‘몽중호(夢中壺)’가 떠 있다. 무문(無紋)이 빚는 넉넉한 젖빛양감 둥그스름한 선이 천연스러움으로 방실거린다. 겹겹 인연법의 얼룩이 아렴풋한,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모순의 밸런스. 그 결속의 호흡에 흐르는 오오 시간의 무게여! ◇한국인의 마음 그 존재론적 시각문화화면은 가장 한국적 조형미를 꽃 피웠던 조선후기 ‘백자 달항아리(白瓷壺)’가 작업의 모티브이다. 마치 하나의 장면처럼 저 광대무변에 띄워 다의적 해설의 맛을 열어놓아 장자의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새 붕(鵬)이로 변하여 남쪽바다 천지(天池)로 날아간다는 기막힌 스토리와 오버랩 된다. “붕이 남쪽바다로 움직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