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트이는 한지부조의 형상성 입추가 지났지만 여전히 후덥지근했던 여름의 끝자락, 고양시 탄현동 박동윤 화백 작업실을 찾았다. 작품재료인 형형색색 한지가 그의 깔끔한 성격처럼 가지런히 잘 정돈된 채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캔버스위에 한지를 세우는 이른바 ‘날’ 작업의 부조적 구축을 위한, 기하학적조형미의 구도에 의해 진행될 정교하게 잘려진 한지와 붓, 여러 공구들이 잘 정돈돼있었다. 박동윤 작가의 작업실을 필자는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전의 작업에서도 서예적 요소가 함의되어 있었다. 그러나 특히 이번 방문에서 대작의 미완성 몇 작품들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서법(書法)적 요소와 오방색의 곡선운율이 더 부각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유연하게 휘어지진 겹의 선 햇살이 한지를 투과하며 부드럽게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