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지면기사

[전남도청 갤러리]隱山 姜錦福,한국화가 강금복,은산 강금복,KANG KUM BOK,Eunsan KANG KUM BOK,隱山 姜錦福,용송(龍松),8월24~9월11일 2020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0. 7. 29. 17:52

용송의 꿈·희망, 560×140㎝, 선지 위 수묵채색, 2020

 

법고창신의 포부 저 이상향의 선율

한국화가 강금복·꿈 묵향은 흐르고초대전, 824~911, 전남도청 갤러리

 

 

새벽을 깨우는 물안개 행렬인가. 그리움을 담은 애잔한 호흡처럼 솔숲사이 흐르는 기운의 번짐이 삶의 무게를 애무한다. 꿈을 감싸며 고요히 퍼져가는 저 푸르른 솔잎사이 현상미학은 무엇인가.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용송(龍松)’연작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하나로 단결해 내는 화합과 상생의 민족성 그 유전자의 마음을 일깨운다.

 

소나무와 까치가 그리고 인간이 공존하는 이상향의 세계가 화폭에 펼쳐진다. 선지(宣紙) 위 수묵으로 밑 본 작업을 한 후 채색한 소나무는 조화로움을 통해 삼라만상의 이치를 포용하고 붉은 색과 푸른 잎의 싱그러운 기운찬 활력은 가장 한국성의 근원이 되는 강인한 에너지의 표출로 승화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리좀(Rhyzome)적 접속처럼 화폭의 연리목(連理木) 가지는 서로를 배려하는 하모니의 빛남으로 생생한 성장을 드러낸다. 그 풍경이 존재자의 내면에서 평화롭게 일어나는 관조의 심상과 조우하는 찰나 희망소식의 전령사와 공존하는 이상향의 세계로 인도한다.

 

 

(왼쪽)백모란의 꿈, 50×50㎝ (오른쪽)작업실에서 강금복 작가

 

또한 화중(花中)의 제왕이라 했던가. 부귀화의 백모란은 풍염한 자태의 기품으로 만개해 관자(觀者)의 가슴을 넉넉하게 껴안는다. 작가는 전통방법인 선묘(線描)나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백모란의 이미지로 형태를 잡아놓고 그 위에 채색을 얹은 현대성 느낌의 창신(創新)을 구사해내고 있다.

 

한편 한국화가 강금복(姜錦福)은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졸업했다. 2013~2014년 연속 대한민국세종정부종합청사 국가미술품공모에 당선됐고 2016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2019년 한국문화미술협회 명가명작초대전 한국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번 서른다섯 번째 ·꿈 묵향은 흐르고초대개인전은 전남 무안군 소재, ‘전남도청 갤러리에서 824일부터 94일까지 열린다.

 

강금복 작가는 나의 예술은 일상의 일기다. 작업에 매진한다는 것에 대해 나는, ‘나의 예술일기를 쓴다고 인식하고 있다. 서두름 없이 평온한 상태에서 바라보는 사물은 거창한 계획이거나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소담하고 묵묵하게 자기자리를 지키는 존재들과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진리와 맞닿아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주간한국 727일자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