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0 4

[인터뷰]서양화가 이영박‥“그림은 곧 내 삶의 흔적”[LEE YOUNG PARK,이영박 미술가,이영박 화백,이영박 작가]

“그림이라는 것은 감정이 이끄는 대로 내 삶의 흔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한다. 일상에서 산책을 많이 한다. 걸으며 사색하는 것을 좋아해서 산과 들, 강과 바다를 자주 찾아간다.” 홍엽(紅葉)으로 물들어가는 고목이 늘어선 창경궁(昌慶宮)산책길을 따라 이영박 화백과 대화를 나눴다. 이영박 작가 회화엔 꾸밈없는 자연의 정취가 품은 진리의 행간과 심성의 원천이 교차하는 따뜻한 인간애가 어리어 있다. 어머니 손 때 묻은 옹기와 낡은 창문들과 주인손길을 잃어버린 화분에 비가 내리는 철거를 앞둔 달동네가 있다. 또 여명과 노을에 비치는 강 하구와 억새, 빈 배 등이 등장하는 아련한 회상의 서정풍경이 있고 씨앗을 품은 고개 숙인 해바라기, 갈 길을 잃어버린 염소 한 마리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영박 미술가(1947..

[INSIGHT FINE ART]서양화가 이영박‥단절과 고립 희망의 인간학[LEE YOUNG PARK,이영박 미술가,이영박 화백,이영박 작가,비트겐슈타인과 정신분석, 존M.히턴(John M. Heaton)]

“지혜는 아무도 사러오지 않는 쓸쓸한 시장에서, 농부가 빵을 바라며 헛되이 쟁기질하는 시든 벌판에서 팔린다.1)” 한 때 창(窓)너머 초록풀잎들이 싱그럽고 미풍에 하늘거리던 초원과 야생화 향기로 넘쳐났을 저 언덕아래…. 그러나 화면은 야산억새가 쓰러지고 거침없는 칼바람이 휑한 창을 통해 불어 닥치는 황량한 공간이다. 비바람을 막아주며 아늑한 잠자리를 선사했던 마구간문짝은 어디론가 날라 갔다. 흙벽을 지탱해 주던 나무들은 하나 둘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있어 언제 와르르 무너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박감을 암시한다. 염소를 잡아주던 고삐는 곳곳이 헤져 허술하게 목 뒤로 늘어진 채 유명무실한 중심(中心)이 되어버렸다. 윤기 흐르던 털은 푸석하고 벗어나고픈 갈망처럼 한쪽 눈은 휙 돌아가 단절과 고립의 적막감에 전..

[INSIGHT FINE ART]서양화가 이영박‥단절과 고립 희망의 인간학[LEE YOUNG PARK,이영박 미술가,이영박 화백,이영박 작가,비트겐슈타인과 정신분석, 존M.히턴(John M. Heaton)]

“지혜는 아무도 사러오지 않는 쓸쓸한 시장에서, 농부가 빵을 바라며 헛되이 쟁기질하는 시든 벌판에서 팔린다.1)” 한 때 창(窓)너머 초록풀잎들이 싱그럽고 미풍에 하늘거리던 초원과 야생화 향기로 넘쳐났을 저 언덕아래…. 그러나 화면은 야산억새가 쓰러지고 거침없는 칼바람이 휑한 창을 통해 불어 닥치는 황량한 공간이다. 비바람을 막아주며 아늑한 잠자리를 선사했던 마구간문짝은 어디론가 날라 갔다. 흙벽을 지탱해 주던 나무들은 하나 둘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있어 언제 와르르 무너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박감을 암시한다. 염소를 잡아주던 고삐는 곳곳이 헤져 허술하게 목 뒤로 늘어진 채 유명무실한 중심(中心)이 되어버렸다. 윤기 흐르던 털은 푸석하고 벗어나고픈 갈망처럼 한쪽 눈은 휙 돌아가 단절과 고립의 적막감에 전..

[2021~2022년]서양화가 류영신‥숲의 소리 물의 나무[류영신 작가,RYU YOUNG SIN,류영신 미술가,柳栐慎,피에르 장 주브(Pierre Jean Jouve),바실라르(G.Bachelard)

빙하가 녹은 물줄기는 울트라마린 빛깔의 짙푸른 호수를 만들었다. 그곳에 햇살이 드리우고 겸손한 이끼식물들은 물 위에 늘어진 메마른 줄기들에 하나 둘 자라났다. 그리고 수많은 시간이 흘러 연푸른 빛깔의 줄기사이 우아한 곡선의 파란물빛이 마치 ‘물의 나무’같은 형상을 만들어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시인에게 있어서도 결정은 우주에 울려 퍼지는 일종의 음색이기도 하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시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피에르 장 주브(Pierre Jean Jouve)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사물이 흔들리고 결정의 숲이 형성되는 소리가 들린다…….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들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1)” [참고문헌] 1)실락원 中 운동. 불의 정신분석·초의 불꽃·대지와 의지의 몽상, 바실라르(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