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황인혜
서울 서초구 서울남부터미널 인근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지난해 연말, 인도 뉴델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화여성작가회 전시에 참여하고 돌아와 타지마할(Taj Mahal)에 영감을 얻어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으로 ‘끝없는 사랑’연작테마로 전개되고 있었다.
한국화 중견화가인 작가에게 며칠 뒤 다가올 설과 관련하여 유년시절을 물어보았다. “경북 경산의 나지막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노송(老松)들이 우거진 속에 갖가지 정원수와 잘생긴 돌들이 많았던 아름다운 숲을 거느린 과수원집 딸이었어요. 읍내에도 집이 있어 철따라 옮겨 살았던 어린 시절은 큰 축복이었습니다. 메뚜기와 잠자리잡기, 냉이와 쑥을 캐던 것이 지금 돌아보면 놀이 그 자체였는데 과수원의 탱자나무 울타리와 읍내 집 은행나무들은 계절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징표였지요. 사랑채에 까치가 울면 시집간 언니들을 기다렸고 열대여섯 명 조카들을 무척 사랑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시‧서‧화(詩書畵)에 깊은 조예를 가지셨고 경북문화상을 수상하셨던 심학(心學)의 아버님과 옛 멋을 아셨던 어머님의 막내로 어려서부터 문인화적인 집안에서 지필묵(紙筆墨)과 친하며 성장했다. “서예와 문인화의 뿌리가 내 속에 녹아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성장 배경이 오늘의 작품 ‘그지없는 사랑’을 노래하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최근의 가족연작과 관련하여 이렇게 전했다. “가족의 소중함과 서로를 의지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그리고 싶었어요. 사랑의 결과로 얻은 새 생명을 사랑가운데 보호하고 소망을 가지는 아름다운 소집단인 가정의 중요함을 새삼 일깨우고 싶었지요. 우리 사회가 건강한 가정을 많이 꾸미기를 기원하는 그림입니다.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티 없이 자라날 다음세대를 위해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황인혜(HWANG INHEH) 한국화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1966〜67년 국전 서예부 입선 및 2013 남송국제아트쇼 대상을 수상했다. 덴마크 갈레리 넥서스 쿤스트센터, 파리 한국문화원, 연세대학교 박물관, 갤러리 인데코, 유나화랑 등에서 초대 및 개인전을 29회 가졌다. 쾰른아트, KIAF, SOAF, MANIF, 서울국제판화미술제, 화랑미술제, 아트인터내셔널 취리히, 아트상하이, 뉴욕아트엑스포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 다수 출품했다.
△글=권동철, 에너지경제 2015년 2월17일 기사
'우리시대의 美術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가와의 대화〕서양화가 임장환 |욕망의 형상화 파괴되는 자연 (Artist, Lim Jang Hwan) (0) | 2015.04.08 |
---|---|
서양화가 이청기(LEE CHEONG KEE)|아이들 동심주제 순수놀이 작품발표 (0) | 2015.04.07 |
서양화가 곽연주(KWEAK YOUN JOO)|나비는 화려하고 정열적인 심상의 상징 (서양화 곽연주 작가) (0) | 2015.04.02 |
서양화가 임장환(Lim Jang Hwan)|가슴에 꽃이 자라나고 다리에 뿔 솟는 변종 통해 환경파괴 경종 울리고파 (서양화 임장환 작가) (0) | 2015.04.01 |
Donah Lee|민화의 현대적 재해석 통해 우아한 격조의 정신 전하고 싶다 (서양화가 이돈아, 이돈아 작가,민화의 현대화,한국전통 세계화) (0) | 2015.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