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빛과 쪽빛은 한국인의 꿈이며 또 지체이기도 하다.1)” 조명아래, 한지부조가 빛을 품고 여과하여 아련하게 퍼져나가는 그윽하고 정다운 느낌의 컬러가 압권이었다.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다, 초승달빛 같은 푸르스름하고도 야릇한 번짐의 양감이 품에 안기듯 훅 밀려들었다. 한지의 자연스러운 흐름(flow)에 실린 곡선의 둥근 패턴, 선, 점을 보탠 작품들은 고요하면서도 어떤 중후함의 에너지로 시선을 끌었다. 한지가 구성한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한 입체감은 빛의 굴절, 반투명성, 부딪힘과 흔들림, 사이의 공간을 투과하는 천진난만한 유희(遊戲)적 미의식을 선사했다. 송광익 작가는 한반도에 터를 잡은 한국인의 태생적 신명의 성깔을 내재한, 담박하면서도 끈끈한 저력의 풍토성을 빼닮은 가장 한국적 정신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