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LIM HAE YOUNG(서양화가 임혜영)③, 2008~2009년|옷, 자유와 욕망의 아이콘(임혜영,임혜영 작가,화가 임혜영)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7. 16. 10:46

 

 

 

초창기 옷이다. 옷을 그대로 놓고 묘사하기 시작했다. 옷에는 많은 영감을 쏟아 부은 디자이너도 있었을 것이고 꼼꼼하게 바느질 한 봉제의 손길도 녹아있다. 또 그것을 대중들에 어필하기위해 분주한 판매원도 있었을 것이고 또 최종적으로 옷을 구입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 옷을 입은 사람이 누군가와 만난 향수(鄕愁)를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그림소재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패턴의 다양한 꽃 형태와 색채 그리고 어디론가 이 옷을 입고 훨훨 날아가고 싶은 욕망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붉은색 바탕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줄무늬 무채색의 옷은 노랫말처럼 비 오는 날의 느낌을 담았다. 무채색이 주는 담담함과 차분함, 기하학적 줄무늬와 몇 튕겨나가는 물방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물결이 이는 내면을 드러내 보인다.

 

옷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꼭 넣는 것이 있었다. ‘나는 옷을 그리는 작가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만의 아이콘(icon)으로 미니(mini) 원피스를 작품 어딘가에 배치했다. 나의 작품에서는 미니 옷을 넣어 관람자들이 그것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이 즈음 남성의 옷도 시도했다. 그 첫 번째 옷이 재킷(jacket)이다. 남성의 사회적인 활동을 상징하여 작업 대상으로 선택했었던 것이다. 청색은 뭔가 희망을 갖는 생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패턴은 온갖 고단함을 극복해 내는 에너지를 표현했다. 목 부분에 일부러 꽃을 그려 넣은 것은 남자도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는 꿈과 용기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나는 아들의 와이셔츠를 그렸다. 아들의 기운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들의 핑크바탕에 하얀 줄무늬 와이셔츠가 아들의 든든함과 귀한 존재가 감사함으로 다가와 행복 속에서 그렸다. 단순한 와이셔츠였지만 남성의 옷도 작품이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