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LIM HAE YOUNG(서양화가 임혜영)②, 2006~2007년|색채의 심미안에서 발견한 ‘옷’(임혜영,임혜영 작가,화가 임혜영)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7. 16. 10:34

 

 

    

 

2000년도에 체코,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여행을 했었다. 이국적인 역사 깊은 유적,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아한 집들과 지붕의 풍경.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인형들만 살 것 같은 마을이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골목길에 만나거나 기념품 파는 곳에서 친절한 인사를 건네올 것만 같다. 그곳에 머물고 살고 싶을 정도로 열흘간의 여행에 매료되어 푹 빠졌다. 여행에서 돌아와 나는 추억이 담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좀 더 그 즐거움을 밝히면, 여행에서 나 자신을 자유롭게 옷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여행을 할 때 날씨나 환경, 분위기, 나의 기분 등에 맞게 매일 옷을 바꿔 입고 여행하는 재미는 기쁨을 배가시킨다.

 

옷과 모자, 신발과 여러 액서서리, 화장과 헤어스타일 등 나는 여행에서 매일 매일 옷을 바꿔입는다. 동유럽 여행 때도 그래서 나의 드렁크가 제일 컸을 것이다. 옷과 모자 등이 가득했다. 옷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을 즐겼던 것이다.

 

 

 

 

 

1994년 첫 개인전 초대는 정물과 풍경을 한창 그릴 때이다. 온전한 소재를 찾아 야외 스케치를 제법 많이 다녔던 시기이다. 겨울풍경의 스케치는 추위도 있었지만 나름 가슴 후련해지는 야외 스케치의 생생함도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꽃도 저마다 다르듯이 나는 이즈음 색채의 어우러짐 그 심미안(審美眼)에 더욱 눈을 뜨게 된 시기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었지만 작가로서 꽃에 대한 표현이 내 맘에는 늘 흡족하지 못했다. 물론 작가로서 더 생명력 넘치는 꽃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기도 했지만 소재에 대한 다른 세계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한 관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생각의 초점은 가장 내가 즐거워하고 나름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반문하게 되었고 그것은 다름 아닌 이었다. 바로 나를 즐겨 표현하는 옷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