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김인태(KIM IN TAE)|부재의 미학 사유의 자국 (김인태, 김인태 작가, 멀티미디어작가 김인태, 김인태 교수)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7. 1. 13:33

 

나쁜 꿈(Bad Dream), 162×130Painted on Printed Canvas, 2014

   

 

조각과 회화 또 설치와 영상미술을 넘나들며 호기심과 문제의식의 실험정신의 김인태(홍익대 교수) 작가를 서울 경복궁 옆 카페에서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밝고 친절한 모습이었다. 그는 김병철 조각가와 오는 13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소재 정문규미술관에서 '집중과 확산(FOCUS AND DIFFUSION)' 2을 갖는다. 조각과 회화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그가 선보이는 회화작품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작가는 조각 작업 대상의 표면을 전동 그라인더(grinder)로 갈아내면서 드러나는 이미지를 중시하는데 화화작업도 그것을 바탕으로 덧붙이거나 페인팅하면서 완성되어 간다. 회화의 모티브가 조각 작업영향 바탕에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평화공원(Peace Park), 165×130

 

 

화면은 익숙한 혹은 낯선 그리고 뭔가 휙휙 지나가는 듯 또는 방금 지나간 듯 한 이미지다. 마치 심리학자 E. 블로일러(E. Bleuler)의 사랑과 증오, 금기와 욕망 등 대립적 감정 상태가 공존하는 심리적 현상인 양가성(Ambivalence)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이 지나가고 의식은 남아있는 듯 세속적인 것과 이데아(Idea)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궁극적으로 의 아이덴티티(identity)에 물음을 던지게 된다.

 

중첩된 잡지 콜라주(collage) 더미를 그라인더로 갈아 새로운 이미지의 생성 즉 파편화 된 페이지의 등고선을 따라 펼쳐지는 부재(不在)의 미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잘려지고 갈려져나간 빈궁한 삶 속에 희망의 메시지는 도대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2.

잃어버린 나라(Lost Korea), 116×91

 

 

이런 가정(假定)을 해 봄직하다. ‘내 마음의 내면을 하나의 단면공간으로 끌어내어 보는 것이다. 마치 반죽이 잘 된 피자위에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듬뿍 얹어 화덕에 넣어 꺼내듯이. 그때 타버린 종이처럼 단숨에 부스러지는 텍스트 또는 그렇지 않고 빛나는 영혼으로 기록되는 존재자라면 얼마나 희망적일까. 그것은 환영(幻影)처럼 잠깐 보였다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기도 하겠지만 또한 명백한 것이다. 비록 나쁜 꿈일지라도 이 질문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통일은 지상과제이고 그것을 성취시키기 위한 씻김굿과 같은 드로잉 향연의 평화공원은 그런 점에서 비무장지대가 평화공원으로 고착화되어가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김인태(KIM IN TAE)

 

작가는 잃어버린 나라백제의 문화와 기상이 사라진 나라를 역설적으로 일깨우고 싶었다라고 했다. 화면의 누워있는 불상 등 이미지들은 찬란함을 상기시킨다는 의미보다 그것을 이뤄낸 장인(匠人)들의 예술 혼과 작가가 마주하고 있다는 것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역사 속 나라의 존재를 캔버스에 그 의미망을 펼침으로써 현재의 우리를 일깨운다는 점에서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존재와 시간을 떠 올리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여기엔 작가의 치열한 사유의 자국도 스며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47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