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다산유적지,茶山遺蹟地〕 서양화가 임혜영,③|다산 생가,회합(滙合),남양주,한강,두물머리,화가의 산책로,화가 임혜영,임혜영 작가, 임혜영)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1. 6. 15:40

 

 

  

 

다산 유적지에서 얼마간 걸어가자 한강이 눈에 들어왔다. 뭍엔 닿은 강물이 말을 건네듯 무슨 소리를 가볍게 내며 출렁거리며 밀려왔다. 물위엔 아무것도 없다. 오직 물만이 물을 껴안고 제자리인 듯 머무는 듯 유유히 흘러갈 뿐이었다.

 

물이 없으면 어찌 꽃을 피울 수 있었겠는가. 머리에 꽃 같은 사랑을 얹은 여인의 심상엔 사랑하는 연인과 단둘이 조각배에 몸을 싣고 고요한 강물 위를 노저어가는 꿈을 그리는지도 모른다.

 

 

 

 

 

 

 

 

다산은 관직생활(1783~1800)과 전라남도 강진에서의 유배생활(1801~1818)을 제외하고는 주로 남양주 이곳에서 보냈다. ‘회합(滙合)의 삶으로 다산을 이야기할 때 그 발자취를 뒤돌아보면 더욱 애잔한 마음이 솟아난다. 마치 강물이 굽이굽이 흘러 엄마의 품처럼 바다에 닿듯이 다산도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메모했다. “작품 속 명상적 여인의 마음이 강물과 다르지 않으리. 무상무념(無想無念) 그 한가운데의, 정적. 물이 비와 바람을 품는다. 강가에 오롯이 피어났다 떨어진, 낙화(落花)를 껴안는다. 슬퍼 말라. 강물이 꽃을 품지 않으면 어떻게 새봄을 맞이할 것인가!”

 

 

 

 

 

 

 

 

=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