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양평 세미원~두물머리〕 서양화가 임혜영,④|상선약수,上善若水, 양서면,남한강, 북한강, 두물머리,임혜영 작가,임혜영,화가 임혜영)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1. 6. 15:52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강을 끼고 휘돌아가는 세미원 벤치에 앉아 풍경을 마음으로 담는다. 키 큰 억새가 얕은 물줄기를 품고 초록융단을 깔아놓은 듯 눈앞에서 이리저리 바람에 휘날렸다

 

 

차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으로 돌렸다. 그곳엔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花美心)’라는 옛 성현의 말씀에서 그 뜻을 담았다는 물과 꽃의 정원세미원이 있었다.

 

버들가지에서 졸던 새 한 마리가 후드득 허공을 향해 솟아오른다. 강물 위를 날개를 쫙 펴고 저만의 걸음을 가는 새를 바라본다. 아무런 구애됨이 없는 비행(飛行)의 활력 넘치는 자유!

 

 

 

   

 

 

 

불현듯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라고 한 노자(老子)상선약수(上善若水) 글귀가 떠올랐다. 물과 사람 됨됨이에 관한 문장의 깊이에 절로 겸허해 진다.

 

上善若水(상선약수)/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이만물이부쟁) <중략> 居善地(거선지)/심선연(心善淵(심선연). 풀이하면 최고의 선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이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지만 만물과 더불어 다투지 않는다. <중략> 낮은 곳에 머물며, 마음은 평정하게”<노자 쉽게 읽기, 전명동 지음, 도서출판 문사철>

 

 

 

   

 

 

 

군데군데 크고 작은 호수마다 희고 붉은 탐스런 연꽃봉오리와 만발한 꽃들이 강바람에 여인이 머리를 쓸어 넘기듯 유연하게 흔들거렸다. 아이하나 감싸 소낙비를 피해도 충분할 짙푸른 연잎들이 대자연의 숭고한 파노라마처럼 리드미컬하게 흘렀다.

 

물방울 하나가 해매이듯 이리저리 구르다 법열(法悅)을 깨우쳤나, 일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오, 누가 인생을 연잎 위에 구르는 물방울이라 했던가!

 

 

 

   

 

 

 

나의 작품은 여인이 진정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스스로를 알아가게 되는 고아한 내면세계를 전하는 것이 궁극의 바램이다. 가끔 이렇게 자연을 벗하면 지금은 희미하지만 다음 작품이 아련히 밀려오는 영감을 즐기며 구상하게 된다.

 

이러한 산책에서 맑고 깨끗한 여유로운 심성이 우러나오며 동시에 회화지평이 더 깊어지고 드넓어지는 에코힐링(eco-healing)을 체험하게 된다.”

 

 

 

 

 =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