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여행지에서, 53×45.5cm oil on canvas, 2005
아들과 일본여행 중 눈비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이었다. 우리가 탄 버스는 길이 끊겨서 목적지로 갈수가 없었고 하는 수 없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서 목적지로 가야했었다. 이름 모를 작은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는 그 때 창밖의 풍경이 변덕스러운 날씨와는 달리 너무 정겨워서 화폭에 옮겼다.
▲ 양재천에서, 53×40.9cm, 2005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서울 양재천 풍경이다. 필자의 아틀리에와 인접한 곳으로 가을이면 도심 속 농촌을 연상시킬 정도로 목가적 풍경을 연출한다. 실제로는 멀리 아파트 숲이 보이지만, 화면에는 농촌 풍경처럼 구성해 보았다.
▲ 정원모퉁이, 53×45.5cm, 2005
지인의집 정원 모퉁이다. 늦여름이었다. 이름 모를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작은 정원이 딸린 집은 내가 살고 집이기도 하다.
▲ 옥잠화, 53.5×45.5cm, 2005
이 시기는 정확한 구상에서 약간 풀어 그리는, 붓 터치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업을 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 시기엔 정확히 그리는 구상이 고루하다고 생각했었다. 또한 안팎으로 비구상을 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과 연결되었다. 그래서 터치감(感) 있는 유화작업과 평소 관심 있었던 한지와 조각보 이미지를 가지고 오버랩(overlap)이란 작업을 병행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4년 9월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