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현장]한국화가 김현경‥‘또 다른 공간’개인전, 10월28~11월7일, 금호미술관 묵향(墨香) 그윽하다. 전시장은 거침없는 형세의 죽엽(竹葉)이 살갑게 빚어놓은 나뭇잎사이 투영되는 빛살, 깊은 묵상(默想)과 교우하는 달빛, 여전히 아른거리는 마음의 여운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수천수만의 담론을 껴안아 텅 빈 듯 여백공간으로 용해 한 비움의 화폭이다. 그 앞에 서면 불현 듯 내려놓은 마음의 줄기로 사각거리는 바람결을 만나게 된다. 만추(晩秋). 달빛아래 그윽한 물의 심층이 시간의 겹을 펼치면 귀거래(歸去來) 느릿한 발자국처럼 뼈대만 남은 대(竹) 잔무늬들이 수면에 아른거린다. 오오 먹빛 허정(虛靜)에 아롱지는 고요한 좌망(坐忘)의 세계…. 한편, 묵죽화(墨竹畵)추상의 진수를 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