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116.8x91㎝ Oil on canvas, 2011
자연-닮은 듯 다름의 펼침과 다른 듯 닮음의 어우러짐
정혜연은 꽃과 나무, 숲, 연잎과 연밥, 연꽃 등 자연의 대상을 과감한 구도와 대담하게 단순화한 형태로 구사하며 화사한 원색톤으로 장식성이 강한 화면들을 펼친다.
Chung, Hae Yeon describes natural objects such as flowers, trees, forest, lotus leaves, lotus pips, and lotus flowers with a daring composition and simplified type in a gorgeous and colorful decorative canvas.
소소한 자연들이 어우러진 화면은 강렬한 시각적 주목을 이끌어 내면서도 현란한 화려함으로 압도하기보다는 오히려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다양한 심리적인 인상들을 전한다.
Petty natures harmonized canvas attracts strong visual attention but gives various mental impressions in a silent atmosphere rather than overwhelming beauty.
정혜연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개별적인 순간들을 선명하게 되살려내는 동시에 그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개체의 유한성과 무한한 전체로의 조화에 관한 작가적 사유를 담아내고 있다.
She revives individual moment of nature under ceaseless change, and at the same time, contains artistic consideration on the individual’s finitude and harmony with the infinite whole on the basis of emotional communication.
116.8x80.3㎝
정혜연은 모자이크 혹은 타일 형태로 형상들의 면을 채우고 선명한 색상의 채도와 명도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며 화면에 독특한 공간적 질서와 개성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조형원리는 일견 3차원 원근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위계를 깨트리며 전면회화와 같이 균질한 2차원의 평면성을 추구하는 듯하다.
Chung, Hae Yeon fills face with mosaic or tile, gradually changing clear color into chroma and brightness, and creating unique spatial order and personality in the canvas. Such formative principle breaks off hierarchy in the 3D distance, and looks to seek 2D flatness.
실제로 그는 최근 3년간의 작업에 앞서 자연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 형상을 유화로 사생하고 이어서 한지의 일종인 실크지(紙)를 겹쳐 다채로운 빛과 색의 동시적 진동으로 추상하는 과정을 거쳐 왔다. 이러한 과정들은 모더니스트들이 자연의 형태와 색, 빛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시각경험과 사유의 동시적이고 즉시적인 메커니즘을 근거로 2차원의 평면공간에서 예술의 자율성을 주장했던 것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In fact, before recent 3years work, she sketched nature in oil painting, and made it abstract with simultaneous vibration of various lights and colors on the silk paper, a kind of traditional Korean paper. Such process can be linked to an attempt of artistic autonomy in the 2D plain space based on simultaneous and instant mechanism of visual experience and consideration after investigating natural type, color and light in a scientific manner by modernists.
145.5x112㎝
작가 정혜연의 자연은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그리고 그 자체로서 충만한 생명의 환희와 희열을 담고 있는 존재들이다. 동시에 영원한 현재에 몰입한 그들은 개별형상의 영역을 둘러싼 뚜렷한 경계선이나 역광의 실루엣으로 그림자 처리되어 우리에게 존재의 고독감을 전하며 멜랑꼴리를 유발한다.
Nature of the artist contains full life, pleasure and delight here and now. At the same time, the individuals, which are immersed into present, are handled with apparent borderline or backlight silhouette to give rise to melancholy in a feeling of loneliness.
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는 빛과 여백을 주인공으로 등장 시킨다. 단순하고 동일한 원리로 만들어진 각양각색 서로 다른 표정의 형색들은 결국 빛과 여백을 향해 어우러진다. 형상과 그림자는 하나다. 확신이든 환원이든 그들이 통달하는 근원적 중심으로서 빛과 여백과의 관계 맺음이 있다. 그리고 빛과 그림자, 형상과 여백은 하나로 이어진다. 빛과 여백을 향해 시선을 함께 공유한 이들도 모두 하나다.
At this very point, the artist shows light and space as protagonists. Various colors with simple and same principle are harmonized toward light and space. Form and shadow are one. Whether it is spreading, or returning, it relates to light and shadow as the center of foundation. Light and shadow, and form and spaceare linked to be one. Those sharing eyes towards light and space are one too.
△글=조성지(Cho, Seong Ji)/미술비평(Art Critic)
서양화가 정혜연
서울여자대학교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롯데호텔월드 서울아트 갤러리, 공아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7회 가졌다. 지난 2010년 대한민국 미술제 월간미술세계 작가상을 수상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2013년 6월28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