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료

〔KIM HYUN KYUNG〕 한국화가 김현경|Where the Past and the Present Encounter in Bamboo Trees① (김현경, 김현경 작가, 화가 김현경)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5. 20:00

 

82×116

 

 

 

 

대나무로 교통되는 전통과 현대, 그 허정의 절대 공간

The Absolute Space of Emptiness-Where the Past and the Present Encounter in Bamboo Trees

 

 

 

작가 김현경의 작업은 재료로서는 수묵과 소재로서는 대나무라는 두 요소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 화면은 극히 정적이지만 그 속에는 날카롭고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도열한 듯 한 대숲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구축된 공간에서 의미가 읽혀진다.

 

그것은 마치 현실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대숲을 지나 비로소 이르게 되는 피안(彼岸)의 통로처럼 청정하고 엄숙하다. 이는 작가의 내면을 통해 배태되고 숙성되어진 온갖 삶의 기억들이 시간이라는 가공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확보된 정화의 절대 공간인 셈이다. 작가의 대나무가 단순히 사군자의 연장으로 읽혀지지 않는 소이이다.

 

Kim Hyun Kyung employs ink as the material and bamboo as the subject in her works. The silence in the picture is brimming with acute tension. The group of bamboos is not to be interpreted as itself but as an element of the space that was created for it. It is as pure and solemn as a passage to nirvana where one can walk through the bamboo woods to escape the complicities of the mundane world; it is a realm of purification, achieved by bringing together the time and the memories of life that was impregnated and ripened in each minds. This is why Kim’s bamboos are not to be read simply as continuations of the tradition of the Four Gracious Plants.

 

 

 

 

 

    45×45

 

 

 

 

 

몇 개의 댓잎으로 구성된 단순명료한 화면은 작가가 대나무를 취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가냘픈 줄기에 의지해 허공을 가르고 있는 댓잎들은 마치 사색하는 현자의 모습처럼 엄정하다. 그것은 단지 생태적인 현상적 상태가 아니라 공간을 구획하고 가는 줄기에 매달린 무거운 잎의 대비를 통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The simplicity of the works with few leaves is another way that Kim represents bamboos. Hanging in the air by the slender stem, they are as austere as a philosopher in meditation. Here, the bamboos are not mere depictions of reality but a tool that divides the picture plane and creates a taut atmosphere between the fine stem and the heavy leaves attached.

 

위태한 바람에 흔들리듯 미세한 흔들림을 통해 구현해 내는 것은 현상이 아니라 일종의 운율과 리듬 같은 음악적 조화이다. 그것은 떨림을 통해 공간에 공명을 일궈내고, 그 공명을 다시 지극히 정적인 질서 속으로 수렴해 내는 것이다. 그것은 허정의 절대 정적이자 현실에서 벗어난 지극한 관념의 공간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201371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