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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박은숙〔PARK EUN SOOK〕|고요의 장막 아래서(박은숙, 화가 박은숙, 박은숙 작가, 근원, 서성록)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5. 11:54

 

근원-환희,106×45.4Mixed media on canvas,2011

 

 

 

하늘이 참으로 드넓기도 하다. 파란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영롱한 광휘의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박은숙씨는 별들을 하나의 점으로, 점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은하계의 광주리에 담아냈다. 그가 담아낸 것은 이라기보다 무한영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의 그림은 별빛 아래의 잠잠함처럼 정적에 휩싸여 있다.

 

화면 하단을 보자. 삼각형 형태가 무리지어 있다. 그것들의 꼭짓점은 모두 하늘을 향하고 있으며 마치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는 무리를 연상시킨다. 그들은 산자락 멀리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근원-빛으로, 72.7×60.6,2012

 

 

 

작가의 말에 따르면, 화면 하단의 세모는 꽃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꽃술은 자연과 입 맞추는 입술이자 생명을 잉태하는 기관을 가리킨다. 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바로 꽃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에서 꽃술영원한 나라를 사모하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갈망그리움을 나타낸다. 정리하면 하늘과 입 맞추기를 기다리는 것을 꽃술에 비유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근원-하모니,130×130,2011

 

 

 

박은숙씨의 그림은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은근함이 물결치며 흘러간다. 오랜 시간을 수채화로 단련되어 수채화 특유의 물감 덧칠, 번지기, 농담기법을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톤이 유지되는 것도 재료의 능숙한 처리와 연관되어 있는 듯하다.

 

이외에도 능숙한 붓질과 물감 떨어뜨리기, 먹 선으로 튕기기, 튕기기에서 유발되는 오묘한 여운, 아스라한 산의 윤곽, 돌가루의 까칠한 질료감을 느껴볼 수 있다. 근작에서 드문드문 집 모양을 넣어 거대한 하늘을 지붕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삶을 이끌어내고 있다.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서양화가 박은숙

 

 

 

 

 

 

 

 출처=이코노믹리뷰 20137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