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Park Sun Rang〕판화가 박선랑 |중독처럼 매일 나는 작업한다 (박선랑,박선랑 작가, 아쿠아틴트(aquatint)기법)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0. 11:24

 

판화가 박선랑

 

 

 

 

 

균형미 넘치는 에로틱한 보디라인(body-line)은 땀으로 젖어 더욱 감각적이다. 흑백대비 화면엔 판화의 우연적 효과가 더해짐으로써 본능, 신비 또는 어떤 암시의 극적인 느낌이 감돈다. 마치 고통과 환희처럼 두 가닥 팽팽한 감정이 일시에 해소된 후련함 뒤 팔과 엉덩이와 다리 에 물이 번지듯 무의식이라는 꽃이 피어났다. 바로 자아에 내재된 심미적(審美的) 욕망의 인체표현이다.

 

미술평론가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작가의 ‘Deep temptation’작품은 시각적 대상으로서 신체 이미지를 깊은 유혹이라는 화두로 풀어낸 것이다. 이 연작의 긴장된 인체볼륨은 아쿠아틴트(aquatint)기법의 부식동판이 판화지 표면에 연출해내는 검정색의 물성과 함께 깊은 공감각을 만들고 있으며 인체의 각인된 감각적 문양과 더불어 의미형식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라고 평했다.

 

한 인간의 긴장된 신체볼륨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에너지 그리고 문양의 각인이 던지는 내적몰입의 허무와 고독 등 감성메세지의 상상력은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가고 연상케 한다. 고된 노동에 비유될 만큼 작업강도가 높은 작가는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과정에서 복잡하고 미묘한 체상(體相)의 이야기들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판화 작업은 나를 정화(淨化)시켜주고 창조적감성을 지속시킨다. 중독처럼 매일 나는 작업한다. 화면에 보이는 몸이 전부가 아니듯 내 작품의 지향 역시 몸과 마음의 완성 그것의 갈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작업세계를 잘 알고 있기나 한 듯 육체적 언어가 말을 걸어놓고선 아스라이 미련의 그림자를 남긴 채 사라진다. 잊혀 지기 전에 나는 새겨놓고 싶다. 그것이 통곡 같더라도 말이다라는 메모를 내놓았다.

 

동판화가 박선랑은 중앙대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충무아트홀 충무갤러리, 갤러리 상 등에서 개인전을 6회 가졌고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서울시립미술관), 나혜석 공모전(수원문화 예술회관) 등 다수 그룹전에 참여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56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