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화가 정현숙(Jeong Hyeon-Sook)|오묘하고 생동 가득한 한국적 미의식 아이덴티티 담고 싶다(정현숙,정현숙 교수, Before and After,정현숙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0. 11:30

 

화가 정현숙

 

 

 

 

 

오색찬연 빛으로 부서지는 햇살아래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든다. 고요가 부르는 생명력의 경외감이 빛으로 승화되는 참 세상. 화면은 오묘와 생동 미()의 풍성한 에너지로 영롱하다. 그녀는 작품완성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노동을 감내한다. 서울시 묵동 작업실은 물감에서부터 자개조각들과 스와로프스키 등 작업재료와 그것을 수공으로 작업해야하는 기다란 테이블에선 치열한 열기가 감지된다.

 

작품세계 ‘Before and After’시리즈는 새 생명으로 창조된 단순미의 커다란 감동을 전한다. 그녀가 희소하고도 아름다운 재료인 자개와 역사의 미를 영원히 전할 수 있는 길은 그것을 예술 안에 담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듯 도자기의 절제미와 자개와 스와로브스키 등이 내뿜는 세련된 감각의 조화로운 질서는 우아한 운치를 더욱 증폭시킨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그윽하게 교감하는 미시 및 거시적 담론의 소통은 화자(話者)로 하여금 순환과 완전성에 대한, 이를테면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공감각(共感覺)적 심상을 자극한다. 작가는 한국적 미의식의 백미((白眉)인 백자와 달 항아리 그리고 백색과 무채색에 흐르는 아이덴티티 (identity)를 획득해 냄으로써 역사성과 변하지 않는 영원성의 정신세계로 승화시켰다.

 

단순히 하나의 선택된 재료가 아니라 물질과 정신이라는 에너지를 온전하게 작가의 것으로 이끌어 낸 의사(意思)적 행위의 성취와 다름 아니다.

 

화가 정현숙(Jeong Hyeon-Sook)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미국 팬실베니아 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대진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 파리, 오사카, 동경, 뉴욕, 시애틀, 베를린, 뉴델리 등에서 개인전을 36회 가졌고 시카고, 북경, 쾰른 등 다수 해외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42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