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이원준(Robert Lee)
보통 장난꾸러기가 아니었을 작곡가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그의 천재적 순수성을 감히 따라 갈 수 없기에 너무도 강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페라 마술피리(Die Zauberflöte)는 낭만적 작품인데 이원준 테너는 “과장하지 않은 맑은 사운드가 아니면 불가능한 곡(曲)”이라며 “그 순결함을 끝까지 지키려는 것이 성악가로서 나의 가치”라고 했습니다.
오페라 마술피리. 물과 불을 통과하는 타미노(Tamino) 왕자의 시련과 침묵의 수련을 피리소리로 이끌어 준 밤의 여왕의 딸 소프라노 파미나(Pamina)와의 동화적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이 커플처럼 믿음은 순수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런 음색을 가지려면 목청이 좋아서가 아니라 인간의 순수감정을 전할 수 있는 몰입 가능한 음색이어야 가능하다. 그래야만 탑 클라스(Top classe) 무대서 통한다.” 테너 이원준(50).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Fritz Wunderlich, 1930~1966)는 독일 최고의 미성으로 꼽힌다. 지난 1992년 마술피리공연에서 이태리 유력 음악전문지 ‘오페라’는 “로버트 리(‘Robert Lee, 이원준)는 프리츠 분덜리히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없는 타미노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그는 120여회의 무대서 타미노를 불렀다. “한편의 오페라가 무대에 오르면 보통 10회 공연을 하는 것이 이탈리아인데 6∼7회 공연을 내가 무대에 섰다. 그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의 힘겨움과 절제를 요구했다. 그것에 몰입하게 해 준 모차르트는 나에게 행복을 주었다”고 말했다.
‘사랑은 길들지 않은 새(Habanera)’ 아리아로 유명한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오페라 카르멘(Carmen)에서 주역 돈 호세(Don Jose)로 열연하고 있다.
당신에게 노래는 어떤 의미인가를 물었다. “전부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데뷔 초 연주로 얻은 수입은 거의 모두 새로운 곡을 공부하는데 다시 쏟아 부었다. 지금까지도 연습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그것이 성악가로서의 생명을 길게 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면서 쌓이는 것이 커리어(Career)였다. 성악가로서 아름다운 시간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앉은 곳이 꽃방석이다. 무대가 화려해서가 아니고 언제 어디서 노래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내가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공연”이라며 겸허하게 말했다.
그리고 순수음악의 가치를 이렇게 말했다. “기능적으로 단순하게 보자면 마이크를 쓰지 않는다. 순수한 표현으로 승부를 한다는 것, 적어도 거기까지 다가가려면 엄청난 단련과 연습이 전제된다. 그렇기에 열정 그 이상의 정신이며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산이라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그것을 고집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고집을 부려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년 2월5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