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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Park〕피아니스트 박종훈|무한열정의 서정적 감촉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Vladimir Horowitz, 라자르 베르만, lazar berman, 박종훈)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5. 09:10

 

피아니스트 박종훈(Chong Park)

    

 

마제파(Mazeppa)는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장편서사시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프란츠 리스트의 명곡 중 하나입니다. 마제파는 야생마에 묶인 채 황야로 추방당해 비바람과 공중을 맴도는 새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입니다. 현재는 참담하지만 훗날 영웅적 삶을 믿는 줄거리는 승리하는 예술가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불굴의 의지와 매혹적인 삶의 추구는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였다.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개성적인 자신의 음악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피아니스트 박종훈(45)은 인간적인 면모의 소개를 부탁하자 머쓱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느낌이 왔을 때 그것을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 닿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다.”

 

가장 존경하는 피아니스트로 주저 없이 두 음악가를 꼽았다. “20세기 폭넓은 인간감성 연주로 찬사를 받았던 우크라이나 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와 돌아가시기 전까지 처음 데뷔한 공연자세를 보여주셨던 스승이신 러시아 비루투오조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lazar berman)이다. 생전의 모습을 가슴깊이 감명으로 간직하고 어디서 무엇을 연주하더라도 즐겁게 더 깊은 연주자가 되려한다.”

 

누군가 음악에 대해 조언을 부탁할 때 어떤 말을 해주는가. “들깨를 짜서 참기름이 나올 수 없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곡의 본질을 완벽하게 보아야 자신의 음악을 완벽히 구현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스토리텔링 요소와 고난도 기교의 걸작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Studies)’ 12곡 전곡앨범을 발표해 커다란 반향과 찬사를 받았다. 그동안 연주해 왔던 곡들이 다 매력이지만 특히 리스트 곡이 자신과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리스트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로 그의 화려한 기교에 지나치게 음악적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짙다. 나는 반음계적 기법을 많이 쓴 화성(和聲)의 진보성에 매료된다. 이것이 리스트 음악의 내면모습이자 본질적인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음악가로서의 철학에 대해 물었다. “연주하는 사람이 느껴야하는 생명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무대에 섰으면 그것에 도달하고자 해야 한다. 음악가로서 자세이자 권리이고 의무다. 음악이 살아 있지 않으면 아무리 준비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그것은 진실과 같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에게 음악은 무엇일까. “없을 수는 없으나 많이 있다고 해서 풍족해 질것도 아니라서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마치 물 같은 것이랄까. 어울렸다가 흘러가는.”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227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