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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 이승오(Lee Seung-oh)|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유희 그 일탈의 예술언어① (종이화가 이승오, 화가 이승오, 이승오, 이승오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4. 17:19

 

 

 

 

이승오(李承午)는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쌓아 형상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한국화단에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004, 예술의전당이 그의 작업에 주목하여 기획 초대전을 개최한 것은 그가 현재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그는 한국전통 민화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패러디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 들어 이승오 작품은 이전의 시도와는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세련미를 더해가고 있다. 요즘 그가 패러디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작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가 다루는 아티스트는 다름 아닌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이나 앤디 워홀(Andy Warhol)등이다.

 

 

   

 

    

 

이 두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성은 큰 데, 그 이유는 바로 이들이 현대예술의 핵심을 정확히 간파해나갔기 때문이다. 이들이 시도한 현대미술은 재현의 포기라는 전통과의 단절이었다. 현대예술은 주제나 서사의 의미를 잃는다. 이승오의 패러디 작품도 물론 하나의 재현이지만, 전체적인 문맥으로 볼 때 반재현적인 기능으로 작동한다. 이미 재현된 이미지나 텍스트를 사용하여 새롭게 재현하는 '재현의 재현'은 반 재현이기 때문이다.

 

 

 

   

 

 

 

워홀의 이미지나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컷은 미술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주변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 또 그런 만큼 한편으로는 진부하다고 치부되는 것이다. 그것 중의 일부를 떼어내어 고유의 맥락에서 일탈시킴으로써 새로운 예술언어로 만들어내었다.

 

 

   

 

 

     

이 같은 방식은 이승오가 지향하는 세계와 닮아있다. 이승오는 두 아티스트가 기존의 가장 흔한 이미지를 가져다쓰듯이 자신도 그들의 작품이미지를 도려낸다. 이를 통하여 그는 실재라는 무거운 담론 대신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유희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현대예술은 기존의 미적 기준을 넘어 감상자의 동의를 요청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이승오의 작품은 가장 정확한 해답을 찾아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감윤조(예술의전당 큐레이터

 

 

 

   

    미술인 이승오(Lee Seung-oh)작가

 

 

 

 

 

출처=이코노믹리뷰 20121214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