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경신
‘옥상정원’…푸른 향나무 그림자 빼 나무 자체 바라보는 무아지경
브로컬리 향나무 120×88㎝ 장지에 먹 채색 2010
멋진 정원수를 가꾸고 있거나 꽃밭으로 뒤덮였거나 잔디로만 채워져 가슴 탁 트인 옥상정원.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혹은 도시를 떠나 살 수 없어 자연이 떠난 자리에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으려는 옥상정원이 늘고 있다.
‘옥상정원’의 김경신 작가는 자신의 화면 캔버스에 향나무로 정원을 그리고 있다. 화면의 나무들은 모두 향나무로 종(種)이 참 많기도 한데 작가는 왜 이 향나무를 그리는 것일까.
“향나무는 사시사철 푸름을 볼 수 있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조형성으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지요. 잘 가꾸어진 정원과 공원을 살펴보니 사철나무에 속하는 나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라고 김 작가는 배경을 설명했다.
옥상정원의 나무들은 기후와 환경만 맞으면 스스로 생명을 지속시켜 나가며 자라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떤 사람이, 또 어떻게 가위로 자르는가에 따라 옥상정원이라는 특성상 모양과 정원의 색깔이 달라진다.
김 작가는 줄곧 ‘나무’만을 그려왔다. 그는 “자연이 그러하듯이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나무를 그리고 싶다”며 옥상정원에서 향나무의 그림자를 뺌으로 해서 시간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자연의 상태 즉, 무아지경 상태에서 나무 자체를 바라보기를 제안하고 있다.
“자연과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푸르른 계절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도록 ‘옥상정원’ 그림을 한 동안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라고 밝힌 김 작가는 중앙대 예술대학 한국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영원한 계절(목인갤러리), 삶(가나아트 스페이스), 虛(관훈갤러리) 등의 개인전과 SEOUL-TOKYO(신주쿠 한국문화원 실크갤러리, 일본), 동백언덕을 노닐다(카멜리아 갤러리, 제주) 등 50여회의 단체전에 출품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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