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애 사진작가
사물 이미지들과 오래 되고도 친숙한 교감 발견
LV_Frankfrut(프랑크프루트, 독일) 100×120㎝ Digital Print. 2007.
평범한 사진들. 그 안에서 평범하지 않은 메시지를 독해하도록 유도한 뒤 다시 평범한 사진 이미지 자체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고영애 작가.
현대 건축물이 많은 일본을 비롯해 독일, 뉴욕 등 20여 나라의 도시와 건축물을 찍고 다닌 그녀가 제시한 사진들 속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을 무엇일까. 여기선 두 가지만 보기로 하자.
하나는, 회랑들과 문양은 마치 그리스 신전의 문양과 비슷하여 성스러운 구역으로 확장되어진 러시아 지하철 내부에서 아우라(Aura)의 발현이다. 작가는 러시아의 신화적 인물로서 솔제니친과 빅토르 최를 만나고 역사적 인물로서 고르바초프와 푸틴 그리고 익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적 아우라에 휩싸였다.
모스크바 지하철(모스크바, 러시아)64×92㎝ Digital Print. 2006.
그녀는“역사적 공간과 예술적 대상이 지하철의 형상 이미지에 의한 미적 긴장관계를 통과한다. 그러면 사진 속 얼굴들은 역사적 예술 공간을 통해 과거와 현재 사이를 조우하게 하는 하나의 역사적 만남이 된다”라고 밝혔다.
또 하나. 루이 뷔통이라는 국제적 패션 숍과 그 앞의 마주보고 서 있는 가로수와 가로등, 자동차, 자전거…. 작가는 루이 뷔통의 얼굴을 닮아버린 자본주의적 욕망이 아니라 그 욕망의 그림자 밑에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저마다 고유한 욕망의 얼굴을 발견해 내는 지각(知覺) 공간으로 포착해 내고 있다. 김진영 예술비평가는 “평범한 사진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 건 이 평범하지 않은 욕망과의 특별한 만남 때문일 것이다”라고 했다.
사진 이미지들을 응시하면서 발견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언어는 몰라도 루이 뷔통은 서로 알고 있듯이 우리들의 지각과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사물 이미지들과의 오래 되고도 친숙한 교감이다.
“사진은 나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표현하기 좋은 작업이지요. 때문에 작가의 정신세계인 ‘눈’을 통해서만 제대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라고 밝힌 것처럼 이것이 곧 작가가 지향하는 소통의 길이자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러시아 지하철에서 (브레송 갤러리), 루이 뷔통의 힘(가나아트스페이스) 개인전을 가졌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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