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은경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어느 날, 나는 어린왕자가 하얀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가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조금 낯선 꿈이었지만 너무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잊고 살았는데 2012년 가을 즈음 당시 필자가 좀 힘든 상황이었을 때 문득 그때의 꿈이 떠올랐다.
그리고 희망과 위안의 느낌으로 코끼리를 습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리게 되었는데 그때 탄생한 작품이 ‘커피-코끼리’이었다. 이후 점점 작업을 늘려가면서 코끼리의 순결한 눈빛과 천진한 어린아이의 웃음을 만나게 되었다. 힘으로 지배하며 대항하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의 행복을 또 아픔과 슬픔을 가진 눈물도 동시에 보았다.
커피 코끼리-사랑1, 20×15㎝ Mixed Media, 2012
◇화사한 마음빛깔 온화한 치유
순수한 감정은 내면에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헤칠 마음이 없는 친근함을 코끼리도 느낀다고 믿는다. 나의 작업은 그러한 서로의 느낌이 트인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때로는 동화적이고 사랑스럽고 행복을 꿈꾸듯 여러 주제를 코끼리와 관련지어 마법의 상자에서 건져 올리듯 풍성한 상상에너지를 참신하게 풀어 놓으려 하는 것이다.
코끼리들은 무리지어 생활하고 서로를 신중하게 보살피며 조용하고 순종하는 동물이다. 또한 장수와 신뢰, 믿음, 행복, 행운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나는 작품주인공 코끼리의 시선에서 바깥의 세상 특히 인간과 함께 대화를 나누려한다. 밀림에서 살아가는 코끼리 환경을 감안할 때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굉장히 열린 마음의 공간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밤하늘 은하수와 강물과 코끼리의 순수사랑을 인간 세상에 조건 없이 나누는 교감의 동일성(同一性)이야말로 서로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미학이라 여기고 있다. 때문에 나는 기꺼이 인간과 코끼리와의 교감을 통해 사랑과 평화를 지향하는 풍요로운 지구를 위한 전령사가 되고 싶다.
◇화가 이은경(LEE EUN KYUNG)
작가는 숙명여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2013년 4월 코엑스 팝아트기획전(展)에서 ‘COFFEE-코끼리’를 처음 선보였다. 코끼리라는 덩치 큰 동물을 사랑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코끼리의 착한 마음과 인간의 교감을 친근감 있게 전달해준다는 평을 들었다. 이러한 반향으로 부산, 대구로 전시가 이어졌고 특히 홍콩아트페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2014년 SOAF, 홍콩, 삿포로, 싱가포르 등 아트페어에서도 주목받았다. ‘코끼리’연작은 ‘LOVE-코끼리’, ‘여인-코끼리’, ‘어린왕자-코끼리’, ‘자연-코끼리’ 등의 소주제로 계속 진화해나가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2015년 4월27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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