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차기, 92×73㎝, 2014
언제부턴가 가슴속에 단상(斷想)이 쓰여 지고 있었다. 그날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 눈에 들어 온 거리를 오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또다시 아련한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 ‘문득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행복했던 시절을 그대로 지워버리기에는 그 추억이 너무나 마음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붓을 들었다. 아이들이야기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어떤 의무감으로 밀려왔다. 스케치 북에 아이들의 모습들을 그려나가면서 내 가슴속엔 절절히 유년의 정경이 꽉 차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연 속에서-동심, 53×45.5㎝ Mixed Media, 2012
굴렁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숨바꼭질, 구슬치기, 자치기, 제기차기, 여자아이들의 고무줄을 끊으며 놀았던 천진난만한 표정….
어느새 예순 중반을 넘긴 나이가 되어버렸다. 붓을 잡은 지 어언 50여년이 지났는데 아이들의 그림을 그리면서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는 기쁨을 찾게 되었다. 물론 내 그림의 시대적 배경은 나의 유년시절이 바탕 되기 때문에 1960~70년대 풍경들이다.
고무줄놀이, 46×38㎝, 2014
그러나 아이들의 세계는 시대와 공간과 인종을 초월한 순수세계의 자유로운 영혼의 꿈 이야기라고 나는 믿는다. 두터운 마티에르와 다양한 물성을 활용함으로써 자연적 기법을 강화하고 깊이감을 중요시했다. 나의 작품을 통해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희망하는 것도 그런 연유이다.
◇이청기(李靑基, LEE CHEONG KEE) 화백
홍익대학교 및 동 교육대학원졸업(서양화전공) △개인전=경인 미술관, 경향 하우징 아트페어, 충무아트홀, 시카고 Public Library Gallery, ANC 갤러리, MS Art Hall.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5년 1월12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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