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을 말하다

LEE SEUNG OH - 매거진, 시대와 다양한 욕망의 집약체(화가 이승오, 종이화가 이승오, 이승오, 이승오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5. 29. 23:45

 

Layer-Magazine, 116.8×90.9paper stack, 2013

 

 

역사적으로 잡지커버는 대중의 욕망이 응축된 인쇄물이자 시대의 단편적 자화상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잡지커버에는 우리가 보고 싶고 바라는 이상형, 이상화된 풍경, 폭력과 참혹한 현장 등이 펼쳐지기도 한다.

 

화려한 패션과 가십거리의 잡지든, 이 시대의 양심 있는 지성을 자처하며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던지는 잡지이든, 모든 잡지들은 시대가 낳고 시대를 살아가고 또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욕망의 집약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명세를 얻은 잡지 플레이보이(Playboy), 피플(People), 보그(Vogue)’ 등의 상업 잡지 커버 속에 작품을 담는다. 이는 작품의 상업성을 당당히 인정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마치 나는 100% 순수미술을 추종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흐름과 소통하며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억지로 벗어나려 하지 않겠다. 조금이라도 물질의 욕망을 느껴보지 않은 자만 나에게 돌을 던져라하는 필자의 외침과도 같은 것이다.

 

 

 

90.9×72.7

 

 

잡지는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인쇄매체의 한계에 부딪히며 더 이상 잡지가 아닌, 새로운 무엇이 되어야 하는 숙명에 마주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 지점을 주목한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혹은 뒤쳐져버린 무언가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담으며 다른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영역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90.9×72.7

 

 

 

과거와 현재 연결하는 구심점 그 장르의 즐거움

 

세계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잡지커버(프런트커버) 오브제를 비틀며 필자의 작품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하였다. 반세기동안 우리시대를 지배해 온 인쇄매체라는 새로운 소재에 접근하며, 인쇄매체의 대표격인 잡지와 필자의 작품을 결부시켜 미술과 책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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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팝아트의 정의인 대중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대중매체를 이용한 팝아트의 근원에 더욱 부합하는 작품으로 만들며 대중들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단순한 패러디, 앤디워홀의 복제품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구심점이 되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이 세대를 초월하여 작품 속에 내포되어 있는 각기 다른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화가 이승오(LEE SEUNG OH)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