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지면기사

[북한미술전문가 문범강]화가 문범강,조지타운대학교 미술과 교수,BG Muhn,2018광주비엔날레,서울셀렉션,문범강 교수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8. 3. 26. 18:13


정영만=금강산, 1965, 조선화, 163×291, 평양조선미술박물관소장.<사진=서울셀렉션>



조선화 발전은 중국영향 아니다


 

장자오허(蔣兆和)가 추진한 중국인물화의 서양식발전도 공화국조선화의 극치한 묘사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베이징현지미술계에서 나온 말이다. 1950~60년대의 조선화와 오늘을 비교하면 큰 맥락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 당시에도 지금도 주제화를 그리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조선화는 시간의 정체성(停滯性)이 강하다. 앞으로 나갈 수 없자 생존의 길을 아래쪽으로 파기(착암) 시작했다. 조선화가 사실주의 미술이 도달할 수 있는 동양화 최고의 경지를 성취하게 된 배경에는 사방이 막혀버린 시간의 정체성이 크게 기여했다.<책 내용발췌정리>

 

일반적인 동양화를 중국에서는 국화, 한국에서는 한국화, 북한에서는 조선화라 부른다. 한국화와 조선화의 차이점은 접근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동양화는 임금의 어진(초상화) 등을 그릴 때 사용했던 세필정밀묘사의 공필법, 물기를 사용하는 몰골기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현대한국화 중 인물화는 공필의 전통이 이어져 왔고 몰골기법은 주로 산수화에 추상적인 표현으로 나타난다.

 

반면 북한의 조선화로 된 인물화는 습윤한 몰골기법의 다양한 표현적 발전을 이룩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 내 북샵에서 문범강씨를 만났고 e-메일로 보충 인터뷰했다. 그는 2011년부터 6년간 9차례 평양을 방문하여 현지작가인터뷰, 전시참관, 미술관방문, 자료수집 및 분석에서 얻은 결과로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를 발간했다.

 

미국 유수대학에서 조선화 강연을 하였다. 미술전문가들조차 조선미술의 다양한 표현이나 테크닉의 탁월함을 우수한 특성으로 선뜻 수용하지 않으려 했다. 소련이나 중국영향을 대단히 받았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주저했다. 그래서 현존하는 사료발굴을 바탕으로 미학적비교분석 등 과학적, 거시적 평가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 했다.”

 


   리석호=, 1965, 조선화, 86×60, 평양조선미술박물관소장.



저자는 조선화 발전이 1900년대 중국미술계를 장악한 장자오허, 쉬베이훙(徐悲鴻) 등 중국영향이라는 견해에 대해 조선화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장본인은 조선자체의 체제라는 사실이다.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조선화에서 추구하는 사실주의에 대해 오늘날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위상에 올라있는 사실성의 작품군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 현상은 직시해야 할 문화가치다. 먹에 대한 향유는 다분히 문화적 전유(專有)인 동시에 전유(傳遺)의 시간성을 가지기에 그에 대한 존중에 이유가 붙을 수는 없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왼쪽=표지, 292, 44000, 서울셀렉션 저자 문범강(BG Muhn)



진정한 미술교류 이뤄지길 기대

그는 한국에서 수묵담채를 앞세운 전통 동양화, 그 중에서 인물화는 미술계 전반의 지지기반이 무척 부실하다라고 평가했다. “공화국에서 조선화가 모든 미술양식 중에서도 가장 우위를 차지하며 발전해 온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당의 정책지원이 가장 컸다고 보이지만, 분단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한국화가 인물화에서 전통의 맥을 발전시키고자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자성해 봄직하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북한미술전문가 문범강 교수는 대구출생으로 서울 중동중·고교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학 미술전공, 메릴랜드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졸업 했다. 현재 조지타운대학교 미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화가 문범강으로써 아메리칸대학미술관(워싱턴), 일민미술관(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97일부터 열리는 ‘2018광주비엔날레북한미술: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전시기획큐레이터로 활동한다. “광주비엔날레와 같은 북한미술전시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또한 평양에서도 한국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면 진정한 미술교류가 이뤄진다고 보여 진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2018326일자 주간한국